중국의 중재로 7년 만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외교 관계를 복원하기로 합의한 이란이 이번에는 이집트와 44년 만에 화해에 나선다. 13일(현지 시각) 이란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과 이집트 양국은 서로에 중요하다”며 “중동 지역은 두 나라의 긍정적인 잠재력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과 이집트가 지난해 12월 요르단에서 열린 ‘바그다드 협력과 동반자 회의’에서 이미 회담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중동 내에서 사우디와 이란의 대결 구도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이란과 이집트도 40년 넘게 으르렁댄 중동의 대표적인 앙숙이다. 이란 팔레비 왕조 시절만 해도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수니파가 주류인 이집트는 통상적인 외교 관계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무함마드 레자 팔레비 국왕이 1979년 이란 혁명으로 축출된 후 이집트로 망명하면서 이란은 이집트와 단교를 선언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집트가 아랍권 국가 중 최초로 이란의 숙적인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양국 외교는 단절된 상태로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이란은 또한 리비아와의 협력 강화에도 나선다. 칸아니 대변인은 이란 정부가 리비아 주재 대사를 내정했다는 점을 밝히면서, 리비아 정부와 상호 대사관 운영 재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아랍의 봄 이후 리비아에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에 반발하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직후부터 리비아 주재 대사관을 폐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