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의 밤하늘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빛줄기’가 쏟아졌다. 현지 주민과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미확인 비행물체(UFO)설’ 등 다양한 추측이 쏟아졌다. 한 전문가는 과거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버려진 폐 통신기기가 추락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추정했다.
19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주도 새크라멘토의 한 양조장 근처 상공에서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빛줄기가 포착됐다. 이 현상은 40초 이상 이어졌다. 양조장 측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광란의 불꽃놀이다. 이게 오늘 밤 양조장 위로 날아갔다”고 했다.
영상을 촬영한 양조장 직원 하이메 에르난데스는 “우리는 모두 깜짝 놀라고 충격을 받았지만, 우리가 증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로 했다. 우리 중 누구도 비슷한 것을 평생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마블의 어벤져스가 등장하고 있는 것 같다”, “카메라에 찍혀서 다행이다. 아니었다면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 “외계인 UFO 아니냐” 등의 댓글을 남겼다.
‘광란의 불꽃놀이’는 2020년 ISS에서 버려진 310㎏ 규모의 통신 안테나가 추락해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불에 타며 생긴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기기의 잔해가 60여㎞ 상공에서 시속 2만7000㎞로 추락하며 타오르는 과정에서 빛줄기가 보였을 것”이라며 “궤적으로 볼 때 잔해가 캘리포니아 중부의 요세미티 국립공원 쪽으로 추락했을 것”이라고 했다.
통신기기 잔해가 우주에서 지구로 추락하는 경우는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맥도웰 박사는 “이 정도 크기의 기기가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것은 몇 주에 한 번은 일어나는 흔한 일”이라며 “최근 50년간 이런 일이 계속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지역만 놓고 보면 자주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상에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늘 새롭게 느껴질 것”이라며 “이처럼 추락하는 통신기기 가운데 약 10%는 잔해가 완전히 타지 않은 채로 지상에 떨어지기도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