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21일(현지 시각) 러시아가 동해 상공에 전략폭격기를 띄웠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전략 미사일 폭격기 TU-95MS 두 대를 출격시켜 동해상 인근에서 비행을 실시했다”며 “폭격기의 비행은 국제법을 준수한 가운데 공해상에서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의 전략 폭격기 동해 비행은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러시아군의 전략 폭격기 비행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기시다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인도에서 일본으로 바로 귀국하지 않고 전세기 편으로 폴란드에 간 뒤, 열차를 타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았다. 기시다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를 향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할 예정이라고 일본 외무성은 밝혔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잇따른 도발 행위에 대해 제재 강화 및 규탄 성명 채택을 추진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20일 안보리 회의에서 한·미·일 및 서방 국가들은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북한의 최근 미사일 도발을 강력한 어조로 비판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ICBM 한 발을 쏠 때마다 안보리 결의를 채택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이라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정권 보호를 중단하기 전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몇 번이나 위반해야 하느냐”고 했다.
이해 당사국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황준국 주유엔 대사 역시 “한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이는 유엔 안보리의 여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대북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완전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이날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미 군사 훈련에 대한 정당 대응이라는 기존 논리를 고수하면서 회의는 공전했다. 겅솽 주유엔 중국 부대사는 “미국과 그 동맹들이 전례 없는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벌인 것이 북한에 불안함을 갖게 한 것”이라고 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도 한미를 겨냥해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및 안전을 위험하게 만드는 어떠한 군사 활동에도 반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