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탄산음료 코카콜라도 처절한 실패를 맛본 적이 있다. 1985년 출시된 코카콜라Ⅱ다.

코카콜라는 1975년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소비자들이 코카콜라보다 더 단맛이 나는 펩시를 선호한다고 드러나자 10년간 연구 끝에 자사 제품의 당도를 높인 코카콜라Ⅱ를 야심 차게 출시했다. 하지만 ‘새로운 콜라’를 표방한 코카콜라Ⅱ는 바뀐 레시피에 소비자들이 격렬히 반발하면서 세상에 나온 지 10여 년 만에 모습을 감췄다.

전기로 얼굴 근육에 혈기를 더하는 뷰티 마스크. 얼굴에 직접적으로 전기를 가하는 것이 고통을 주며, 안전성 승인이 되지 않아 12개월 만에 판매 종료됐다./실패박물관 웹사이트

이렇듯 유명한 실패작들을 모아 놓은 ‘실패 박물관(Museum of Failure)’이 지난 17일(현지 시각) 뉴욕 브루클린의 인더스트리시티에 문을 열었다고 뉴욕포스트 등 외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실패 박물관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여겨져 시장에 출시됐다가 실패한 제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심리학자 새뮤얼 웨스트 박사는 “혁신의 가장 큰 장애물은 패배에 대한 두려움”이라며 “이 박물관의 목적은 우리가 나아가기 위해선 실패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내장된 카메라가 사생활 침해 우려를 낳아 특정 장소에서 착용이 금지되는 등 반발을 불렀던 구글 글라스. 36개월 만에 판매 종료됐./실패박물관 웹사이트

이번 전시에서는 성공하지 못한 159개 이상 제품을 관람객들에게 소개한다. 2013년 출시된 구글 글라스도 대표적인 실패작이다. 내장 카메라와 음성 변조, 스크린 등이 설치된 스마트 안경 구글 글라스는 처음 출시됐을 때 미래를 내다본 제품이라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불러모았으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촬영할 수 있는 내장 카메라가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특정 장소에서 착용이 금지된 구글 글라스는 3년여 만에 판매가 종료됐다.

휴대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LP플레이어. 음악 품질이 떨어지는 등 문제로 인기가 떨어졌다./실패박물관 웹사이트

실패 박물관에는 이 외에도 너무 위험해서 판매를 종료한 전기 충격 피부 관리 마스크, 전화를 받기가 어려워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스마트폰·게임기 겸용 기기, LP 앨범 손상 우려로 팔리지 않은 휴대용 LP플레이어 등이 전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