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인도의 첫 오프라인 매장 개장 행사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다. 최근 ‘탈(脫) 중국’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애플이 생산기지뿐만 아니라 판매시장으로 인도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오는 18일 뭄바이, 20일 뉴델리에 애플스토어를 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도의 금융·정치 수도에 각각 첫 매장을 여는 이번 행사에는 팀 쿡 CEO가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그의 인도 방문은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앞서 애플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인 인도 공략을 위해 인도를 별도 본부로 독립시키는 해외사업부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중동·지중해·동유럽·아프리카를 포괄하는 부서에 묶인 인도만 따로 떼어낸 것이다.

애플이 인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미국과 중국 갈등으로 인한 사업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애플은 수년 전부터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에서 인도로 핵심 공급업체들을 이전시켜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미·중 무역분쟁의 와중에도 중국 내 생산을 고집해 왔던 애플은 중국에 대한 관세 리스크 문제가 본격화되자 탈중국 움직임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코로나 사태로 공급망 교란을 겪으면서 탈중국 기조가 본격화됐다. 생산뿐만 아니라 창고, 물류 및 운송, 유통 전 분야로 위기가 번지면서 중국 내 생산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애플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의 정저우시 공장은 확진자 폭증과 당국의 봉쇄 정책, 처우 불만 시위 등이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아이폰 생산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폭스콘은 7억달러(약 9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인도에 신규 생산 기지를 짓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는 인도 시장에 대한 단일 투자액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애플은 이를 통해 인도 생산 비중을 현재의 5%에서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쿡 CEO는 지난 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초기 중국 진출 당시와 현재 인도 시장 상황을 비교하면서 “애플은 인도 시장에서 분기별 매출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며,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라며 “인도 시장에 상당히 집중하고 있고, 우리에게 매우 흥미로운 시장이며 핵심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