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31세 연하 연인으로 알려진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알리나 카바예바(39)가 최근 체조경기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고 환한 웃음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길 꺼리는 카바예바는 리듬체조 관련 행사에는 꾸준히 참석해왔다.
1일(현지 시각)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카바예바는 지난달 28~30일 시베리아 옴스크에서 열린 에브게니야컵 체조경기에서 초대석에 앉아 어린 체조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30일 카바예바는 우승자가 결정되자 직접 꽃다발을 전달하며 환한 미소를 짓는가 하면, 선수들과 일일이 기념사진도 찍었다.
앞서 카바예바는 지난해 말 러시아 소치에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선재단이 설립한 새로운 리듬체조 훈련센터 개관식에도 참석한 바 있다. 그는 당시 행사에서 “내가 리듬체조를 하던 선수 시절에는 제대로 된 훈련센터는 꿈도 꾸지 못했다”면서 “러시아는 큰 기회를 주는 국가”라고 말했다.
카바예바가 이번에 참석한 체조경기가 열린 옴스크는 푸틴 대통령과 함께 지내는 것으로 알려진 궁전에서 5150㎞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그가 언제까지 시베리아에 머물 예정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카바예바가 서방국가의 제재로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자 국내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식 석상에서 보인 카바예바의 환한 웃음은 전쟁으로 민간인 8천여명이 사망한 우크라이나의 참혹한 현실과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우크라전 민간인 사망자 8천여명…러군 사상자 10만명
지난달 31일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유엔 인권이사회 제52차 회기 51번째 회의에 참석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전 개전 후 민간인 사망자가 8천400명, 부상자는 1만4천명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투르크 최고대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인권 실태를 현지 조사한 유엔 독립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러시아군에 의한 강제실종 및 자의적 구금 사건은 621건으로 집계됐다. 구금시설 등지에서 러시아 당국이 저지른 성폭력 사건도 109건 파악됐고, 14세 정도의 여자 어린이 5명이 강제실종된 일도 있었다.
피해는 우크라이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최근 5개월 동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10만명 이상이 다치거나 숨진 것으로 미국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2만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사망자 중 거의 절반이 바그너 그룹 군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다수는 충분한 훈련 없이 바흐무트 전투에 투입된 죄수들로 전해졌다.
이를 발표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러시아군의 사상자 규모는 2차 세계대전의 벌지 전투 및 과달카날 전투 당시의 미군 사상자와 비교해 놀라운 수치”라면서 “러시아의 공격 시도가 역효과를 냈고, 바흐무트를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를 장악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는 실패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