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각) 헤르손주의 거리가 댐 폭발로 인해 물에 잠겼다./AP 연합뉴스

러시아군 점령 지역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의 카호우카 댐 폭파로 인근 지역이 침수되면서 지금까지 주민 7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측 인사인 블라디미르 레온티예프 노바 카호우카 시장은 “해당 지역에서 최소 7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노바 카호우카는 댐 가까이에 위치해 있어 이번 폭파로 가장 먼저 물에 잠겨 큰 피해를 입었다. 한때 밀려온 물의 수위가 최고 12m까지 상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카호우카 댐은 우크라이나 드니프로강 하류 물을 가둬 수력 발전소를 통해 전력을 생산해왔다. 댐의 저수량은 182억㎥로 한국 소양호의 6배에 달하는 물을 보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일로 발전소 시설 일부와 댐 일부가 붕괴되면서 인근 마을까지 침수됐다.

우크라이나 빅토리야 리트비노바 검찰 부총장은 현재 드니프로강 서쪽의 우크라이나 통제 지역 1만7000명과 러시아 통제 지역 2만5000명 등 총 4만2000명이 직접적인 위험에 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수십만 명이 식수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번 사건의 여파가 향후 수십년 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스타프 세메라크 전 우크라이나 환경부 장관은 가디언에 “강이 범람하면서 주변 석유 시설과 농장 등이 침수돼 하류는 농약과 석유 제품 등으로 오염됐을 수 있다”며 “오염 물질은 흑해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986년 체르노빌 참사 이후 최악의 환경적 재앙”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 강을 따라 매설된 지뢰와 폭발물들이 홍수에 떠내려가면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 속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군의 반격을 저지하기 위해 러시아가 댐을 고의로 폭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대반격 작전 도중 적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댐을 폭파했다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