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베트남 중부 다낭에 기항(寄港·잠시 들름)한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로널드 레이건함은 25일 다낭에 도착, 30일까지 머무를 예정이다. 1975년 베트남전쟁 종전 이후 미 항공모함의 세 번째 기항이다. 2018년 칼 빈슨함, 2020년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올해 로널드 레이건함 모두 기항지는 다낭이다.
로널드 레이건함의 이번 베트남 기항은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베트남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다낭은 관광지로 유명한 해안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남중국해와 맞닿은 지정학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남중국해의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군도·중국명 시사 군도)를 두고 베트남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이 한창이다. 미국은 베트남을 포함해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 영유권이나 해양 관할권 분쟁을 벌이는 우방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03년 취역(실천 배치)한 10만t급의 로널드 레이건함은 전투기,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헬기 등 90여 대를 싣고 다니는 미 해군 태평양 함대의 대표적인 전략 자산으로 꼽힌다.
미국과 베트남은 종전 20년 만인 지난 1995년 수교한 이후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2013년 7월 정상회담에서 경제와 외교 분야 전반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포괄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난 4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한 이후 양국은 군사 협력을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21년 8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하노이에서 응우옌 쑤언 푹 당시 국가주석을 만나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