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유출 의혹을 받는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박쥐 바이러스 전문가가 미래에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4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에서 ‘박쥐 여인(batwoman)’이라 불리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박쥐 바이러스 권위자 스정리 박사는 최근 동료들과 함께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과거에 질병을 유발했다면 미래에 발병을 초래할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스 박사는 박쥐에서 인간으로 옮겨가는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인물이다.
스 박사 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 40종의 인간 전염 위험을 평가한 결과 절반인 20종의 전염 위험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2003년 중국과 홍콩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코로나를 유발한 원인이 됐다.
연구팀은 또 코로나바이러스 중 6종은 이미 인간을 감염시키는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추가로 3종이 질병을 유발하거나 다른 동물들을 감염시킨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래에 질병이 출현할 것이 거의 확실하며 이는 또다시 코로나바이러스 질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인구, 유전적 다양성, 숙주종, 인수공통전염병의 과거 병력 등 바이러스의 특성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이 논문은 지난 7월 영어 학술지 ‘신흥 미생물·감염’에 발표됐지만 최근에서야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논문이 지금껏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한 과학자는 SCMP에 “논문이 중국어로 작성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갑작스럽게 폐기한 중국 당국이 코로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중국 당국이 코로나를 외면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코로나 발병으로부터 얻어야 하는 교훈과 미래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그간 코로나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 유출설 의혹에 휩싸여왔다.
중국 당국은 “실험실 유출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미국 행정부에서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으나, 지난 6월 기밀 해제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들은 코로나가 중국 실험실에서 생겨났을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바이러스의 근원을 밝히지 못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