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일부 대원들이 지난 7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공격 당시 ‘전투 마약’으로 불리는 캡타곤을 복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채널12 등은 하마스 대원들이 캡타곤을 사용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채널12는 “이스라엘군에 붙잡힌 하마스 포로들과 전투 후 시신으로 수습된 하마스 대원들의 옷에서 캡타곤 알약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캡타곤의 주성분은 암페타민으로, 이를 투약하면 피로감과 공포심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며칠 잠을 자지 않아도 피곤하지 않고, 잔혹한 작전을 수행하는데도 두려움 없는 살인 병기가 된다. 이는 주로 시리아와 레바논에서 생산되는데, 제조 비용이 저렴해 ‘가난한 사람들의 코카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캡타곤은 원래 우울증 등을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현재는 전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이 전투나 테러를 하면서 이를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IS 마약’ 또는 ‘지하드(이슬람 성전) 마약’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한편 마약이 전쟁에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CNN 등에 따르면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은 육·해·공군 병사들에게 메스암페타민 성분의 마약 페르비틴을 배급했다. 이 또한 각성 효과가 있어 병사들이 잠을 자지 않아도 싸울 수 있도록 했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스피겔에 따르면 1940년 4∼7월 독일군에 지급된 페르비틴은 3천500만 정에 이른다.
일본군 또한 2차 대전 당시 병사들의 주의력을 높이고 피로를 줄이기 위해 메스암페타민을 사용했다. 미국도 베트남 전쟁에서 덱스트로암페타민 성분의 덱세드린을 병사들에게 나눠줬다. 전쟁이 진행 중이던 1966년부터 1969년 사이 미국은 병사들에게 약 2억 2500만 정의 약을 배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