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각) 미·중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우리는 오랫동안 서로를 알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항상 동의를 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회담은 항상 솔직하고 기탄 없었다”며 “지도자 대 지도자로서 서로를 분명히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의 대화를 항상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서 모두 발언에 나선 시 주석도 “여기에 오면서 내가 부주석이었던 때(2011년)에 중국에 오셨을 때를 생각했다. 12년 전이었지만 아직도 우리의 대화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것은 항상 내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중국 신화통신 등 관영 통신이 이 대목을 보도하지 않은 것을 보면,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발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말처럼 두 사람은 2011년 미국과 중국의 ‘2인자’ 자격으로 처음 만나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1년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엿새 동안 베이징과 쓰촨성을 방문했다. 시 주석은 당시 중국의 부주석으로서 바이든의 지방 방문에 동행해 진나라 시대에 건축된 제방인 두장옌 등을 함께 돌아봤다.
2012년 2월 시진핑 당시 부주석이 미국을 방문하자, 이번에는 바이든이 부통령으로서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 방문 일정에 동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회고에 따르면 2011~2012년 18개월에 걸쳐 8번이나 만났다. 1만7000마일(약 2만7350km)을 함께 여행하며 78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중 25시간은 통역만 대동한 채 단 둘이 나눈 대화였다.
지난해 10월 한 정치자금 모금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2011년 당시를 회상하며 “나는 시진핑과 티벳 고원(쓰촨성을 의미)에 있었다. 그가 나를 돌아보며 ‘미국을 뭐라고 정의할 수 있나’라고 거듭 물었다. 나는 ‘그렇다. 한 단어로 ‘가능성(possibilities)’이다”라고 답했다”고 회상했다.
바이든은 이때 소탈한 화법으로 시진핑의 호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대통령 취임 후 시 주석과 처음 화상회담을 했을 때 시 주석은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를 보니 반갑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은 이런 교류에서 시진핑이 뼛 속까지 ‘공산주의자’란 인상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021년 2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나는 그(시진핑)를 꽤 잘 안다. 그는 매우 똑똑하고, 매우 터프하다”며 “비판이 아니라 그냥 사실을 말하는 것인데 그(시진핑)에게는 민주적인 자질이 조금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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