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남부 칸유니스 주거단지 주민들이 이스라엘 공격으로 파괴된 집을 떠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마지막 보루로 알려진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를 겨냥한 이스라엘군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5일(현지시각) 탱크를 처음으로 진입시키며 본격적인 ‘죽음의 시가전’ 돌입을 알린 상태다.

로이터통신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칸유니스 시내에 탱크와 보병 부대를 투입해 교전을 시작했다. 앞서 이곳 주민들에게 반복적인 대피령을 내렸던 이스라엘군은 전단을 통해 군사작전이 임박했음을 알리고,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집 밖을 나오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칸유니스는 이번 전쟁 하마스의 최후의 보루로 꼽힌다. 이스라엘의 제거 대상 1순위인 하마스 최고위 인사 야히야 신와르의 고향인데, 이스라엘군은 현재 신와르와 핵심 지도부가 이곳 땅굴에 은신 중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가담했던 무장대원 다수도 칸유니스 출신이다. 이들 역시 테러 직후 칸유니스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칸유니스 일대에만 하마스 4개 대대가 활동 중”이라며 “가자시티 병력과 함께 하마스 주력을 구성하는 부대들”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일주일간의 일시 휴전 기간에 석방되지 못한 이스라엘 인질 140여명 대부분이 칸유니스 모처에 억류돼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 군인들과 탱크. /EPA 연합뉴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하마스 입장에서는 핵심 전력이 남아 있는 칸유니스에 배수진을 치고 결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가자지구 가자시티가 거의 점령된 상황에서 제2도시인 칸유니스마저 뺏긴다면 하마스는 더 이상 조직적 저항이 힘든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 소속 코비 마이클 선임 연구원도 “칸유니스를 잃으면 하마스는 끝난다”며 “가자지구 내 일부 영역들이 남아있을 수는 있지만 칸유니스를 빼앗긴다는 건 하마스가 중심을 상실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칸유니스에 엄청난 수의 민간인이 몰려있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쟁 이전 40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였으나, 북부에서 넘어온 피란민들로 현재는 100만 명이 훌쩍 넘는 인구가 머물고 있다. 하마스 군사시설 상당수가 주택가나 병원 등 민간 시설 아래 숨겨져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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