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개 이상의 양조장을 보유한 ‘맥주 대국’ 독일의 지난해 맥주 판매량이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3년 이후 30년 만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1일 독일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맥주 판매량은 83억8000만ℓ(리터)로 1년 전 대비 4.5% 줄었다. 국내 판매량과 해외 수출액을 합친 수치다. 또 무알코올 맥주와 알코올농도 0.5% 미만인 맥주는 집계에서 제외됐다.
역대 최대 판매량(115억6000만ℓ)을 기록한 1994년 이후 독일의 맥주 판매량은 대체로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2019년부터 3년 연속 감소해 2021년 들어 85억3000만ℓ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코로나 봉쇄 조치 해제 영향으로 2022년 들어 2.7% 증가했지만, 지난해 들어 역대 최저치를 고쳐 썼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 부진 여파로 밀·보리 등 맥주 원료와 함께 빈 병 가격까지 뛰었다. 고(高)물가와 경기 침체로 사람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국내 판매량이 1년 전 대비 4.2% 줄었다. 건강관리를 중시하는 추세에 따라 음주를 자제하는 문화가 오랜 기간 확산하면서 무알코올 맥주 판매량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현지 맥주 업계는 보고 있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와 소비 위축으로 해외 수출도 1년 새 5.9% 감소했다. 맥주에 레모네이드·콜라·과일주스 등을 섞은 혼합 음료 판매량은 지난해 4억ℓ로 1년 전 대비 10% 가까이 감소했다.
‘맥주의 본고장’이라고 자부해온 독일 양조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대신 최근 새로운 맥주 소비 트렌드로 떠오른 무알코올 맥주를 ‘마지막 희망’으로 여기고 있다. 독일에서 무알코올 맥주의 시장점유율은 7%에 달한다. 홀거 아이헬레 독일 양조장 협회 대표는 일간 디벨트에 “곧 독일에서 만드는 맥주의 10분의 1을 무알코올 맥주가 차지할 것”이라며 “맥주 업계에서 최근 10년간 이만큼 성장한 분야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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