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지폐 자료사진. /AFP 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지난 주말 금고에 보관된 400억원대의 현금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LA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현금 절도 사건으로, 절도범들이 어떻게 돈을 훔쳤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3일(현지시각)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부활절인 지난달 31일 LA 북쪽 샌퍼넌도 밸리 지역에 있는 보안업체 ‘가다월드’의 현금 보관시설에서 3000만 달러(약 405억원)의 현금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범인들의 정체와 수법은 미스터리다. LA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절도범들이 가다월드 건물의 지붕을 뚫고 금고에 침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들이 경보시스템을 어떻게 피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사건 당일 범행은 매우 은밀하게 이뤄져 시설의 침입 알림 경보가 전혀 울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 업체 직원들이 다음 날인 월요일 아침 출근해 금고를 열 때까지 아무도 돈이 사라진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게다가 이 금고에 거액의 현금이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고 한다.

가다월드의 직원은 NBC에 “우리 보안시스템은 매우 안전하다”며 “경보가 제대로 설정되어 있는지 항상 확인하는데, 이 시스템을 뚫고 그 많은 돈을 빼돌릴 수 있다는 생각만 해도 충격적”이라고 했다.

가다월드 건물 한쪽 벽면이 파손되어 합판으로 덧대어져 있다. /NBC Los Angeles

ABC뉴스 헬리콥터 영상에는 건물의 한쪽 벽면이 합판으로 덧대어져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큰 구멍을 일단 합판으로 가려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언론은 이 건물 파손이 현금털이 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가다월드는 ATM 서비스와 현금 운송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대형 보안회사다. 가다월드는 웹사이트를 통해 “포춘 500대 기업 및 정부가 오랫동안 선택한 보안 파트너”라며 “45개국에 425개의 지사를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수사당국은 이 사건의 범행 수법이 매우 정교한 것으로 보아 보안시설에 은밀하게 침입하는 방법을 잘 아는 숙련된 일당이 벌인 짓으로 추정했다. 당국은 아직 용의자에 관한 실마리는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다이아몬드 강도 사건을 파헤친 스콧 셀비는 “이번 절도 사건은 도둑들이 내부 정보를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수사관들이 전 세계에서 발생한 비슷한 수법의 범죄를 찾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셀비는 절도범들이 훔쳐 간 현금을 ‘돈세탁’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술이 발전하고 세상이 작아지면서 적발할 수 있는 방법은 많아졌다”며 “사소한 실수로도 절도범의 신원이 노출될 수 있다”고 했다.

LA타임스는 이번 사건이 LA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현금털이 사건이라고 전했다. 이전까지 LA에서 발생한 가장 큰 금액의 현금 절도 사건은 1997년 9월 12일 한 보안시설에서 1890만 달러(약 255억원)가 탈취된 건이다. 이 사건의 범인들은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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