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의 한 맥도날드 매장./AP연합뉴스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등 미국 대형 식음료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이 발길을 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 팬데믹 후 식품 회사들은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변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며 가격을 인상했다가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미국 식료품 가격은 2019년 대비 26% 상승했고, 저소득층이 주로 찾는 웬디스나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가격은 같은 기간 33%나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미국 소비자들은 일상적으로 이용하던 식음료에서 가격 부담을 크게 느끼고 일부 소비자는 소비 한계에 도달했다는 게 WSJ 분석이다.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라구나니구엘에 사는 데니스 몬테나로(75)는 최근 맥도날드에서 베이컨과 달걀 베이글과 커피를 주문했다가 9.67달러(약 1만3000원)가 찍힌 영수증을 보고 패스트푸드를 끊기로 다짐했다.

캘리포니아주 엘도라도힐스에 사는 변호사 데이비드 마이클(58)도 거의 매주 맥도날드를 먹었지만 탄산음료 가격이 1달러에서 1.69달러까지 오른 것을 본 뒤 몇 달째 가지 않고 있다. 스타벅스도 가격이 오른 뒤 끊었다고 한다. 그는 “솔직히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거의 두 배나 됐다는 사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레비뉴매니지먼트솔루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미국의 패스트푸드 이용객은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이용객 감소는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맥도날드의 올 1분기 주당 순익은 2.7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2.72달러보다 낮았다. 맥도날드 경영진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지출 억제 분위기가 뚜렷하다며, 최근 소비 감소세는 놀라울 정도라고 경고했다. 스타벅스 역시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에서 1분기 스타벅스의 미국 매장 방문객 수가 7%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상황에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는 더 많은 프로모션으로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고, 몬델리즈는 가격 할인과 더불어 양과 가격을 조절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