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영업 개시(福寶營業了).”
한국 에버랜드에서 지내다 지난 4월 중국에 반환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4)가 12일 마침내 일반에 공개되자 뉴스와 소셜미디어는 일제히 ‘영업 개시’ 소식을 전했다. 푸바오는 이날 오전 9시 38분 쓰촨성 선수핑 기지에서 둥근 철문을 열고 야외 방사장에 들어섰다.
국영 CCTV 생중계 화면에서 푸바오는 철문 근처에 영역 표시를 마친 뒤 평상에 드러눕거나 바위에 걸터앉아 쉬며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방사장을 성큼성큼 거닐며 평상과 나무, 웅덩이 등도 탐색했다. 평상에 놓인 ‘죽순 케이크’에 코를 박고 당근을 뽑아 먹으며 ‘먹방’도 선보였다.
중국 사육사들은 푸바오를 환영하기 위해 꽃과 당근 등을 이용해 죽순 케이크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간 지 2개월여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한 푸바오는 다른 ‘해외파’ 판다에 비해 적응이 빠른 편이다. 성격이 예민했던 일본의 샹샹은 작년 2월 중국에 와서 그해 11월에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됐다.
푸바오의 ‘집’인 선수핑 기지의 판다 유치원 2호관 방사장 시설도 주목받았다. 선수핑 기지의 ‘스위트룸’으로 불리는 이곳은 약 300㎡(91평) 규모로 조성됐다. 야외는 나무와 수풀, 작은 연못이 어우러진 정원 형태다. 방사장 한편에 마련된 동그란 철문은 실내 생활 공간과 연결된다. 실내에서 사육사의 관리를 받고, 문밖으로 나오면 기지를 찾은 관람객들을 직접 만나게 된다. 방사장이 위치한 곳은 해발 1700m 고지여서 판다들이 머물기에 적합하다.
이날 푸바오 공개 행사는 관영 신화통신, 국영 CCTV 등 현지 언론들이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생중계했다. 오후에는 예약한 일반 관람객 999명이 기지를 방문해 푸바오를 만났다. 13일부터는 방문 인원을 하루 1만2000명으로 늘린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푸다오(福到·복이 왔다)”란 글이 쏟아졌다. 웨이보의 한 계정은 “수많은 ‘이모’(푸바오의 여성 팬)들이 푸바오를 기다렸다”면서 “복덩이야, 환영한다”라고 썼다.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푸바오를 보러 가는 방법’ 등이 자세하게 공유되고 있다.
중국 자이언트판다보호연구센터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푸바오가 선수핑 기지에서 격리·적응 생활을 하는 2개월여 동안 제기된 푸대접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푸바오 사육사 쉬샹은 “푸바오는 구르기와 장난하기를 좋아하고, 목과 엉덩이를 벽이나 난간에 문지르는 것도 좋아해서 이런 부위의 털 색깔에 일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격리 기간에 목 부위에 국부적으로 털이 끊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는데, 검사 결과 푸바오에게서 비듬 증가나 발진, 피부병 등의 이상 증상이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고 관련된 병원균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전반적으로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판다는 털에서 분비되는 유분이 있어서 깨끗한 모습만을 위해 자주 씻기면 털이 빠지고 다른 질병을 부를 수 있다”면서 “그런 판단 때문에 기지 내 판다들을 자주 씻기지 않고 있다”고 했다.
푸바오 머리 위 상처로 보이는 자국에 대해서는 ‘미인점’이라고 했다. 쉬샹은 “미인점은 푸바오가 케이지(우리) 적응 훈련을 할 때 앉은 자세로 케이지 손잡이와 모서리에 기대고 자다가 생겼다”고 했다. 웨이룽핑 판다센터 부주임은 “푸바오가 중국에 온 이후 최대한 푸바오가 좋아하는 대나무를 찾아내 먹이고 있다”고 했다. 센터 측은 푸바오를 위해 사육사 2명, 영양사 1명, 수의사 2명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운영한다.
중국 반환 이후 푸바오 학대 의혹은 계속돼 왔다. 푸바오가 고위층 인사 접대에 동원돼 사육사 등 전문 인력이 아닌 사람의 맨손에 닿았다는 주장이 있었고, 지난달 31일에는 푸바오 한국 팬들이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 대형 전광판에 학대에 항의하는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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