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자이자 지난해 말 반(反)이스라엘 세력에 대한 공격 선봉에 섰던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이 31일 자신의 회사에 대한 기업공개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잠재적인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추가적인 준비를 한 뒤 다시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애크먼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굴욕을 겪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애크먼은 당초 자신의 회사를 상장 당시 자본만으로 운용되는 ‘폐쇄형 펀드’ 형태로 상장할 생각이었다. 이를 위해 처음에는 자금 조달 목표액을 250억 달러(약 34조원)로 설정했지만 투자자들이 기대만큼 관심을 보이지 않자 최근엔 목표액을 25억~40억 달러로 낮췄다. 애크먼은 “엄청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도 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특히 지난주에는 헤지펀드인 바우포스트 그룹으로부터 1억5000만 달러의 투자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바우포스트는 며칠 뒤 “투자하지 않는다”고 하기도 했다. 애크먼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퍼싱스퀘어USA의 구조를 재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몇 년 사이 있었던 기업공개 절차 중 가장 기이했던 일이 막을 내렸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빌의 신용에 비추어 볼 때 그가 지금까지와는 매우 다른 일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분명히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애크먼은 순자산이 35억달러(약 4조6000억원)에 달하는 헤지펀드 거물이자 대학가의 ‘큰손’이다. 지난해 10월 이슬람 무장 세력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이후 전쟁 책임이 이스라엘에 있다는 성명을 낸 하버드대 학생들을 ‘취업 블랙리스트’에 올려 월가 취업을 막겠다며 엄포를 놓는 등 반이스라엘 견제에 앞장서 왔다. 2012년 세계적인 건강 보조 식품 업체 허벌라이프를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공매도를 벌이면서 유명해졌고 경제지 포브스가 2015년 5월 그를 표지 모델로 쓰며 사용한 표현 ‘베이비 버핏’은 이후 그의 별칭이 됐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