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8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구두 성명을 발표하고 있는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 /AP 연합뉴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일(현지 시각)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되면 북한과 중국, 이란의 위협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뤼터 총장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미국 적대국의 결속력 강화는 결국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안보 위협 대표적인 사례로 북한의 러시아 미사일 기술 흡수를 꼽았다. 뤼터 총장은 “북한의 미사일은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미국 본토에까지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대만 위협을 비교한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 상황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세심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대만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지배하는 식으로 전쟁이 마무리되면 좋지 않은 선례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뤼터 총장은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협상 결과가 나오면 김정은과 러시아 지도자, 시진핑과 이란 지도자가 하이파이브를 할 것이다. 그런 상황을 만들면 안 된다”며 “장기적으로 유럽뿐 아니라 미국한테도 심각한 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뤼터 총장은 지난달 22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자택에서 있었던 면담 때도 이 같은 취지를 설명하며 지속적인 우크라이나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휴전 협상이 있더라도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협상이 진행될 수 있도록 일단 지원을 이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 나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측근이자 러시아 재벌 콘스탄틴 말로페예프는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러·우 전쟁 조기 종결 제안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어떤 제안을 내놓더라도 웃기지 말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로페예프는 전쟁 종결 조건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임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내준 장거리 미사일 사용 허가 취소 등을 꼽았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닌 유럽을 비롯한 세계 전체의 미래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