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군 기지에서 새로 모집된 병사들이 훈련 종료를 기념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병력난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가 탈영병에게 제2의 기회를 주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4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22년 2월 개전 이래 무단이탈하거나 전장에서 탈영한 우크라이나 병사는 약 9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쟁 장기화로 최근 그 숫자는 급격히 늘어났고 올해만 약 6만 명에 달해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이로 인한 병력 손실로 가뜩이나 수세에 몰린 우크라이나의 전황은 더욱 악화한 실정이다. 실제로 영국 가디언은 지난달 러시아 손에 넘어간 우크라이나 영토가 1202㎢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서울시 2배 규모로 2022년 9월 이래 월간 최대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 일부 군부대는 전선에 부족한 병력 보충을 위해 탈영병을 다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달 21일 우크라이나 의회도 탈영 후 부대에 복귀한 ‘초범’에는 기소를 면제할 수 있게 법을 바꿨다.

우크라이나 47기계화여단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단이탈 병사가 돌아오면 처벌하지 않고 재복무할 기회를 주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발표 후 이틀 만에 100명 이상이 지원했다. 지원자가 너무 많아 모든 지원서를 처리하지 못할 정도”라고 밝혔다.

군사경찰(헌병대) 올렉산드르 흐린추크 대령은 “지난달 약 6000명의 무단이탈 군인이 복귀했고 이 중 3000명은 법이 통과된 후 72시간 이내 돌아왔다”고 했다. 54기계화여단 소속 미하일로 페레츠 장교도 “30명 이상이 다른 부대에서 탈영한 뒤 우리 부대로 합류했다”고 전했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내 신병 수급이 늦어지면서 지친 병사를 제때 후방으로 빼내지 못했고 숙련된 병사가 극심한 피로감 속에 탈영을 선택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한 군 관계자는 군인의 평균 연령이 높아 피로가 더 빨리 쌓이고 사기도 쉽게 떨어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신속한 병력 확충의 방법으로 현재 25세인 징집 연령을 18세로 낮출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사람보다는 무기 부족을 겪고 있다”고 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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