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신설될 정부효율부(DOGE) 공동수장으로 지명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미국 의회를 방문해 연방 지출 삭감과 규제 철폐 관련 비공개회의를 열었다. 머스크는 아들 ‘엑스 애시 에이트웰브(X Æ A-12)’를 목마 태워 의회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5일(현지 시각)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비벡 라마스와미 전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와 미국 워싱턴DC의 의회 의사당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를 맡게 될 존 튠 의원 등과 만나 연방 지출 삭감 및 규제 철폐 관련 비공개회의를 열었다. 머스크는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전기차 세액공제 철폐 관련 질의에 “모든 공제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돈을 잘 써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했다.
머스크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지급해 온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보조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7월 테슬라 2분기 실적 발표 뒤 “(보조금을 폐지하면) 테슬라도 약간 다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이고 경쟁사에겐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으로 낙점된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각각 2조 달러 규모의 연방 지출 삭감과 연방 인력 75% 해고라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정부효율부의 계획은 마냥 핑크빛은 아니다. 의회가 배정한 예산을 인위적으로 삭감하거나 공무원을 해고할 경우 위헌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로 칸나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최근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 머스크는 생각보다 빨리 좌절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부효율부가 외부 자문위원회 수준에 머물면 연방 정부에 대한 구속력이 떨어져 개혁이 어렵게 될 거라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이날 두 사람을 의회로 초대한 것으로 알려진 존슨 하원의장은 “연방 경비원과 유지보수 인력을 제외하면 실제로 사무실에서 일하는 공무원은 약 1%에 불과하다”며 머스크의 개혁안을 전폭 지지했다. 앞서 머스크는 라마스와미와 함께 “연방 공무원 재택근무 폐지”를 월스트리트저널 칼럼을 통해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