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네이버 바이두에 올라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긴급 체포 소식. 실시간 채팅창에는 "한국에 비하면 중국의 국정 운영이 안정적이다"는 의견이 올라왔다./바이두

중국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중국 관영 언론들은 실시간으로 사태를 보도하며 자국 체제 선전의 계기로 삼고 있다. 한국의 당파 대립이 심각해 탄핵 정국의 수습이 어렵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일당 체제가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7일 중국 국영 CCTV는 한국 국회 본회의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비상 계엄 사태에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았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CCTV 인터넷판에서는 “탄핵안 투표가 진행되기 전에 한국 여당 의원 절대 다수가 퇴장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을 막았다. 결국 여당의 저지로 탄핵안은 통과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이후 계엄군의 국회 투입, 국회의 계엄 해제안 의결, 탄핵소추안 발의, 윤 대통령 대국민 사과, 국회 정문 시위 등을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연일 ‘한국 정치 대립이 왜 심각한가’라는 주제로 한국의 당파 대립의 문제점을 보도하고 있다. 이 매체는 “정당 간의 반목은 해소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서 “정책과 이데올로기의 차이는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탄핵 저지에 성공하면 한국 집권당은 윤 대통령 문제에서 주도권을 잡고 사임을 종용하고, 집권당의 명예도 일부 회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서는 한국의 혼란상과 관련된 검색어가 상위권에 올랐다. 중국판 네이버인 바이두에서는 김 여사 특검법이 부결된 직후 ‘한국 대통령 윤석열 탄핵안 투표 개시 진행’, ‘한국 국회현장의 격렬한 논쟁’이 인기 검색어 1, 2위에 올랐다. ‘윤석열 부인 특검법 부결’, ‘한국 집권당 의원 퇴장으로 탄핵 저지’ 등도 10위권이었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이 웨이보에서 “김 여사가 화의 시작”이라고 발언한 내용도 주목 받았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변덕스러운 한국의 정치 상황에 비하면 안정된 중국이 낫다”는 글도 올라왔다.

한중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윤 대통령이 탄핵 당할 경우 제1야당인 민주당이 정권을 잡게 되어 중국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민주당이 미국·일본과의 협력을 중시했던 윤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비판적이었으며, 중국에 보다 절제된 접근을 할 것을 요구해왔다고 전했다. 다만 한국의 대중 정책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소개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국제 관계학 교수 라몬 파체코 파르도는 “한중 관계 전성기는 돌아오지 않는다. 차기 한국 대통령이 중국과 더 많이 대화하려 할 수는 있지만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 산하 참고소식은 8일 ‘중국을 적대시하고 일본과 가까이 한 윤석열 탄핵안 세부내용 공개’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한국의 야 6당이 지난 4일 공개한 소추안에 “(윤 대통령이) 소위 가치외교라는 미명 하에 지정학적 균형을 도외시한 채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하고,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정책을 고집했다”는 대목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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