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사상자가 3800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각) 미국의 렉스 프리드만 팟케스트에 출연해 북한군의 사상 규모를 이같이 추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만2000명이 도착해서 오늘까지 3800명이 죽거나 다쳤다”며 “북한은 독재체제이기 때문에 명령으로 3만∼4만명, 아마도 50만명까지도 더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 맞서 유럽 국가들에서 병력을 끌어모은다면 200만∼300만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현재 유럽에서 우크라이나가 98만명으로 병력이 가장 많고, 그다음이 20만명 정도인 프랑스라고 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격전을 벌이는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1개 대대가 이틀 사이에 전멸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가 ‘1개 대대’의 인원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반적인 의미에서 수백 명 규모로 보인다고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3일에는 엑스를 통해 북한군 사상자가 3000명을 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1만2000명 정도를 파병했다. 이들 북한 병력은 러시아군 해병대, 공수부대 등에 편입돼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탈환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은폐·엄폐물이 드문 벌판에서 인해전술식 진격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포격에 무방비로 노출돼 많은 사상자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군의 추가 파병 가능성에 대한 관측은 있지만, 관련 동향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군이 가세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 지역의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해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8일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현재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점령 지역의 절반을 다시 잃었고, 몇 달 내에 나머지 영토도 러시아에 다시 빼앗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군은 손쉽게 제압당하면서 전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러시아의 소모적 병력 수급에 기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 때문에 미국의 한 당국자는 러시아가 대규모 반격을 개시한다면 북한이 내년 봄까지 8000명을 추가 파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