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기습 공격 당시 납치한 19세 이스라엘인 포로의 영상을 공개했다.
4일(현지 시각) CNN, BBC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최근 이스라엘 인질 리리 알바그(19)가 이스라엘 정부에 인질 석방 협상을 촉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양측이 휴전 협상을 재개한 가운데 이뤄졌다. 알바그는 3분 30초 분량의 영상에서 새해가 됐다고 언급하며 “나는 450일 동안 잡혀 있었다. 나는 겨우 19살이다. 내 앞에 펼쳐져 있던 인생 전체가 정지됐다”며 “새해지만 우리(인질)는 암울한 한 해를 시작하고 있다”고 울먹였다. 이어 “정부에게 우리는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며 “세상은 우리를 잊기 시작했다. 아무도 우리를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는 악몽 속에 살고 있다”며 이스라엘 정부를 향해 인질 석방 협상을 요청했다.
그는 하마스가 지난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당시 가자 국경에 있는 나할 오즈 군 기지에서 다른 여성 6명과 함께 인질로 잡혔다. 그중 5명은 여전히 인질로 억류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바그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이 영상을 보고 우리의 마음은 산산이 조각났다. 영상 속 그녀의 모습은 우리가 알던 딸의 모습이 아니었다”며 “그녀는 전혀 건강해 보이지 않으며, 심각하게 심리적 고통을 받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알바그가 살아남아 목숨을 구해달라고 호소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그녀와 불과 수십 km 떨어져 있지만, 456일 동안 우리는 그녀를 집으로 데려올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스라엘 총리와 세계의 지도자들, 모든 결정권자들에게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호소한다”며 “알바그는 아직 살아있고, 살아서 돌아와야 한다.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국제사회에 인질 석방에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알바그의 부모와 통화했다고 전하면서 “이스라엘은 알바그를 포함해 모든 인질의 귀환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 역시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인 이스라엘 대표단은 100명의 인질이 모두 귀국할 때까지 협상 테이블에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하마스는 5일 휴전 협정이 이뤄질 경우 이스라엘의 요구대로 인질을 풀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한 익명의 하마스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제시한 (석방 대상) 인질 34명의 명단을 승인했다”며 “합의 성사 여부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고 영구적인 휴전에 합의할지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AFP도 하마스 관계자를 인용해 “휴전 협상이 타결될 경우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과 이스라엘 구금 시설에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교환하는 첫 단계에서 인질 34명을 석방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지금까지 하마스로부터 명단을 받은 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달 31일 이스라엘 공영 매체 칸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휴전이 성사되면 첫 단계에서 자국인 인질 34명을 한 번에 풀어달라고 요구했으나, 하마스는 생존 인질 22명과 함께 시신 12구를 송환하겠다고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