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최소 7명이 사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시작한 대형 산불이 9일에도 이어지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커지고 있다. 돌풍을 타고 불길이 번진 곳 중 화재 규모가 가장 큰 팰리세이즈와 이턴 지역은 강한 바람 등으로 이날 밤까지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진화가 이뤄지면서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산불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지원책을 발표했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싱가포르, 바레인, 독일을 방문하려던 임기 마지막 해외 순방을 취소했다.

LA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5분쯤 LA 서쪽 벨 캐니언과 히든힐스 부근에서 새로운 화재가 발생했다. ‘케네스 산불’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화재의 피해 면적은 3.6㎢ 이상에 달했고, 소방관 900여 명이 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일어난 산불의 진화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80㎢ 이상을 태운 팰리세이즈 산불의 진화율은 약 6%, 이턴 산불은 아직도 0%다. 전날까지 5명이었던 사망자가 최소 10명으로 늘었고, 팰리세이즈·이턴 화재로 타버린 건물이 최소 1만여 채에 달한다. LA 카운티 로버트 루나 보안관은 브리핑에서 “일부 지역은 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면서 “솔직히 몇 명이 사망했는지 우리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화재로 LA 일대에서 맨해튼의 약 두 배에 달하는 면적이 탔다”고 했다.

화마에 사라진 집, 이제 어떡하나 - 9일 대형 산불로 폐허가 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알타데나의 주택 단지에서 화마에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서로 포옹하며 위로하고 있다. 7일 시작된 이번 산불이 이어지며 이날까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일대에서 최소 10명이 숨지고 36만명의 주민이 대피 명령을 받았다. 강풍 등으로 진화 작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AFP 연합뉴스

주민들이 대피한 집을 노린 빈집 털이범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LA 카운티는 7일 화재 발생 이후 최소 20명을 절도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루나 보안관은 “화재로 많은 일을 겪은 사람들의 재산을 빼앗는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지금까지 대피 명령을 받은 사람은 최소 36만명이다.

한편 산불이 보험 시장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형 투자은행 JP모건은 이번 화재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최소 총 500억달러(약 73조원)에 달할 수 있으며, 보험사들이 감당해야 할 액수가 200억달러 이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몇 년째 캘리포니아에서 산불이 이어지면서 대형 보험사들이 주택 보험 신규 가입을 거부하거나 갱신하지 않아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주민들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보험사들은 (산불 발생) 위험도가 높은 지역의 고객을 줄였다”고 했다.

정부는 대책 회의를 열고 지원책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180일 동안 투입되는 복구 비용의 100%를 연방 정부가 부담하겠다”면서 “이 돈은 잔해 제거, 임시 숙소 건설, 구조대원 급여 등에 쓰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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