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지난 11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올린 생포된 북한군의 모습./우크라이나 보안국 페이스북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이 초기에는 전투 경험이 없어 막대한 피해를 봤지만 현대 전쟁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 가면서 러시아군보다 뛰어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실제 전쟁 경험이 전무했던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전을 통해 드론 등 첨단 무기에서 직접 전투 경험을 쌓아가면서 향후 한반도를 포함한 주변 국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현지 시각) AP통신 등은 북한군과 몇 차례 전투를 경험한 익명의 우크라이나군 병사를 인용해 “북한군이 러시아 군인들보다 더 전문적(professional)이고, 잘 훈련됐으며 매우 체계적”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이 전장에 처음 투입됐을 당시 이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120만 병력의 북한군은 세계 최대 상비군 중 하나지만,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전투 경험이 없고 드론 같은 현대전 기술에도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전장 투입 초기 북한군은 광활한 지형에서 대규모 집단으로 이동해 쉽게 드론과 포격의 표적이 됐다. 일부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에 대해 시대에 뒤떨어진 전술을 사용한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군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인식은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제 북한군은 3∼5m 간격으로 소규모로 이동하고 있으며, 야간 작전 중 북한군의 움직임은 매우 신속하다고 말했다. 한 우크라이나 군인은 “북한군은 빠르고, 신체적으로 잘 준비돼 있으며, 교범에 따라 엄격하게 행동한다”며 “수년간 같은 방식으로 훈련하면 눈을 가리고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안드리 유소프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대변인은 “북한군이 자체 무기와 장비를 사용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특징이 된 급조 폭발물 탑재 드론에 대한 대처 방법에 점점 숙달되고 있다”며 “이러한 경험은 심지어 일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조차 갖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유소프 대변인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군이 실제 전투 경험을 쌓고 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와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새로운 차원의 위협으로, 지역 국가들은 앞으로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 CBA 이니셔티브의 그립 볼로스키 군사분석가 역시 “북한군이 전투 효율을 높이는 데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며, 엄격한 규율에 훈련을 거치면 상당한 군사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투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는 북한군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유엔 주재 미 차석대사 도로시 카밀 셰이는 지난 8일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군사장비, 기술, 경험을 받아 이웃 국가들과 전쟁을 할 수 있게 되는 등 상당한 혜택을 받고 있다”며 “북한은 이러한 개선 사항을 활용해 전 세계적으로 무기 판매 및 군사 훈련 계약을 촉진하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1만∼1만2000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견했다는 한국과 우크라이나, 미국 등의 주장에도 러시아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견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