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서 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의 6차 시험비행을 지켜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지도부가 자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동영상 기반 소셜미디어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도널드 트럼프 2기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3일 보도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2기 신설 조직인 정부효율부의 공동 수장으로 내정돼 있다.

틱톡은 미국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1억7000만명이 사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사용자들의 개인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가 미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정치권에서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틱톡 서비스를 금지하는 틱톡금지법안이 지난해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가결됐다. 해당 법이 정한 매각 시한이 오는 19일이다. 바이트댄스는 이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미국 법원에 취소 소송을 냈으나 1·2심에서 모두 패소하고 대법원이 심리 중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겠다며 틱톡의 사업권 매각 기한을 연기해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해결 방안으로 틱톡을 머스크에게 매각하는 것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최측근이자 자국에 우호적인 머스크를 해결사로 내세워 미·중 해빙 분위기까지 목표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티브 배넌, 일론 머스크

중국 고위 당국자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협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틱톡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상하이에서 테슬라 공장을 운영하는 머스크가 이상적인 틱톡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머스크 입장에서도 틱톡 인수는 매력적인 제안이다. 자신이 소유한 X를 통해 틱톡을 인수하면 1억7000만명의 사용자를 한 방에 흡수할 수 있고, 틱톡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도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트럼프 측근들의 머스크에 대한 견제는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지낸 스티브 배넌은 지난 8일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레 세라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진정 사악한 사람”이라며 “취임일 전까지 그가 백악관에 얼씬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에는 머스크가 내는 돈의 액수를 생각해서 참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라며 “왜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인종차별적인 국가 사람이 미국 일에 발언하도록 하는 것이냐”라고 했다. 머스크의 고향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과거 흑백 인종차별 정책으로 악명 높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배넌과 머스크는 각각 백인 노동자 이익을 대변하는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구호) 진영과 실리콘밸리 테크계를 대표한다. 이미 고숙련 이민(H-1B) 비자 문제를 두고 충돌했던 양측의 갈등이 트럼프 취임 후 더욱 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에 대한 우호적 태도를 보여온 머스크는 의회 내 대표적인 대중 강경론자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내정자와 대립할 가능성도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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