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이 자신의 얼굴 부근에 수류탄을 터뜨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는 사망 후 신원 확인을 피해 참전을 은폐하려는 의도로 추정된다.
교도통신은 14일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 북한군 병사들이 얼굴 근처에서 수류탄을 터뜨려 자폭한 사례가 약 2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는 북한 병사들이 총알이 떨어지거나 부상으로 도망할 수 없게 될 때 수류탄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전했다.
이때 얼굴 부위에 수류탄을 터뜨리는 것은 사망 후에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도록 해 북한의 참전을 은폐하려는 의도라고 매체는 전했다. 이밖에도 전장에서 얼굴이 불에 탄 병사 시체도 여럿 발견됐는데, 이는 동료가 신원을 숨기기 위해 태운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는 교도통신에 “북한 지도부의 명령에 따른 것이며 일종의 세뇌”라고 설명했다.
앞서 키이우인디펜던트는 13일 우크라이나군 특수전사령부가 공개한 북한군 습격 현장 영상을 분석하며 “우크라이나군이 접근하자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가 자신의 얼굴 가까이서 수류탄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원을 인용해 “북한군은 포로가 되기보다는 죽음을 택하며 싸운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 1명을 포로로 잡아 응급처치했지만, 포로로 잡힌 병사는 심문 전 부상으로 숨졌다. 다른 북한군은 포로가 되지 않으려 수류탄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국가정보원은 1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군 전사자 소지품에서 북한 당국이 생포 전 자폭과 자결을 강조하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될 위기에 처한 북한군 장병 1명은 “김정은 장군”을 외치며 수류탄을 꺼내 자폭을 시도하다가 사살된 사례도 있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전에 투입된 북한군 피해 규모는 사망 300여 명, 부상 2700여 명으로 사상자 수가 3000여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국정원이 공개한 러시아 파병 북한군 규모가 약 1만2000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미 30% 가까운 병력이 전선에서 이탈한 셈이다. 국정원은 “원거리 드론 조준 사격 및 후방 화력 지원 없는 돌격 전술 등 현대전에 대한 이해 부족과 러시아 측의 북한군 활용 방식이 결과적으로 대규모 사상자 발생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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