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펠리세이드의 한 주택가에 산불이 옮겨붙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화재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일부 자산가들이 민간 소방 업체를 동원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1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LA 전역에선 1만2000채가 넘는 건물이 소실됐으나 일부 부유층은 사설 소방대를 배치해 저택이나 건물을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LA의 부촌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대형 쇼핑몰을 소유하고 있는 억만장자 릭 카루소는 애리조나주의 사설 소방대와 물차를 동원해 자신의 쇼핑몰로 불이 옮겨붙는 것을 막아냈다. 카루소는 NYT에 “이 지역의 소화전이 다 말라버린 후 사설 급수차에 도움을 요청했다. 인근 주택도 구하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했다.

전체 산불 진화가 우선인 각 지방자치단체 소속 소방관들과 달리 사설 소방 업체는 고객의 건물을 불길에서 보호하는 데 집중한다. 민간 소방 서비스는 막대한 비용 때문에 ‘부유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오리건주의 한 사설 소방업체의 경우 소방관 두 명과 소형 소방차를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하루에 3000달러(약 440만원) 수준이다. 민간 소방관 20명과 소방차 네 대로 구성된 팀을 고용하려면 하루에 1만달러(약 1470만원)까지 들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일하는 소방관의 45%가 민간 소방관으로, 미국에는 300개가 넘는 민간 소방업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설 소방업계는 2018년 이후 미국 서부 지역에 대형 산불이 빈번해지자 호황을 맞고 있다.

소방 용수·인력 등 화재 진압을 위한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재난 현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간 소방업체가 급증하자, 캘리포니아주는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2018년 사설 소방업체를 규제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소방 작업 중 공공 소방기관과의 협력 의무와 사이렌 사용 금지 조항 등이 담겼다. 민간 소방업체들은 “소방 용수·인력을 자체 조달하기 때문에, 공공 소방 업무에 지장이 가는 일은 없다”며 자신들을 향한 비판이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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