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 연구기관이 중국 공군의 신형 미사일의 내열 시험 결과를 공개하면서 극초음속 공대공 미사일의 존재가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0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공대공미사일연구원(CAMA) 연구진은 지난달 ‘장비환경공학(Equipment Environmental Engineering)’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중국 공군의 미사일 프로토타입에 대한 극한의 내열성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아크 가열 풍동(arc-heated wind tunnel)을 활용해 미사일의 내열성을 시험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전기 아크로 가열된 가스는 수천에서 수만 도에 달하는 뜨거운 공기 흐름을 생성할 수 있다. 아크 가열 풍동은 1시간 이상 연속 작동이 가능하지만, 막대한 전력 소모로 인해 운영 비용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섭씨 12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장시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미사일의 전면뿐만 아니라 엔진을 포함한 다른 구성 요소에도 포괄적이고 효율적인 내열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정도의 고온은 미사일이 고고도에서 장시간 마하 9로 비행할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다만, 이 미사일의 자세한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기존 공중 미사일 경보 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현재 주류 경보 시스템의 탐지 범위는 10km 미만으로, 조종사가 대응할 시간이 4초도 되지 않는다. 미군의 B-21 스텔스 폭격기나 F-22 전투기도 이 미사일의 속도에는 대응하기 어렵다. F-22의 경우 최대 마하 2까지만 가속할 수 있어 실제로 미사일이 극초음속으로 날아온다면 회피가 어려운 셈이다. 매체는 “이는 미군 항공기, 특히 현재 비행 시험을 진행 중인 B-21 스텔스 폭격기에 전례 없는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미사일에 대한 최초의 공식 확인”이라고 평가했다. ‘B-21 레이더’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략 폭격기로 지난해 5월 처음으로 미 공군이 사진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마하 6 속도의 러시아 R-37 공대공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공군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아직 이 같은 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내열 문제 때문이라고 매체는 짚었다. 연구진은 “초음속 비행 중에 공대공 미사일은 극한의 공기역학적 열 환경을 경험한다. 미사일은 표적을 추적할 때 비행 자세를 지속적으로 조정해야 하며, 이로 인해 표면 온도가 빠르게 변한다”며 “극심한 열 흐름 충격에 직면하면 공대공 미사일은 열 손상, 구조적 변형을 겪거나 심지어 파괴될 수 있다”고 했다.
중국군은 이미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 무기를 여러 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무기들은 상대적으로 느린 지상이나 해상 목표물만 타격할 수 있었다. 지난 2023년 실시된 모의 공중전 훈련에서는 중국의 6세대 전투기에 대기권 끝까지 도달 가능한 초장거리 미사일이 장착됐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군이 미국 B-21 폭격기의 잠재적 위협에 대응할 무기를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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