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해안에서 발견된 거대 산갈치를 서퍼들이 바다로 돌려보내려 하고 있다. /pelochino fotografía 페이스북

멕시코 해안에서 일명 ‘종말의 날 물고기’(Doomsday fish)로 불리는 거대 산갈치가 목격됐다. 발견될 때마다 강한 쓰나미나 지진이 발생하는 탓에 현지에선 재앙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존재다.

21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멕시코 바하캘리포니아주(州) 남쪽에서 서핑을 즐기던 서퍼들이 해변으로 밀려온 살아있는 거대 산갈치를 발견했다. 푸른빛을 띠는 은색 몸에 붉은 지느러미가 등까지 뻗어있는 모습으로 산갈치과 물고기 ‘리본이악어’(giant oarfish·학명 레갈레쿠스 글레스네)로 추정된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이번에 발견된 개체는 2m 안팎의 길이를 가졌고 꼬리는 일부가 잘린 듯 상처가 나 있었다. 서퍼들은 가지고 있던 서핑보드로 산갈치를 들어 올려 바다로 돌려보냈다. 다만 다친 산갈치가 살아남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거대 산갈치는 과거부터 재난의 전조로 여겨진다. 보통 수심 200~1000m 아래 심해에 서식하는 리본이악어가 수면으로 떠올라 사람들 눈에 띈 뒤 대규모 자연재해가 덮친 사례가 종종 발생한 바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20년 멕시코에선 이 물고기가 나타난 지 10일 만에 강도 7.5 지진이 일어났었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전에도 거대 산갈치가 다수 발견됐었다.

2022년 멕시코에서 발견됐던 4m 길이의 초대형 산갈치. /X(옛 트위터)

이번 발견 역시 현지 주민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멕시코는 ‘불의 고리’로 불릴 만큼 지진 활동이 활발한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더욱 불안감이 확산하는 중이다. 한 주민은 “아주 강한 쓰나미가 오기 전 이 물고기가 나타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속설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리본이악어가 떼로 밀려온 것이 아닌 지금처럼 한 마리씩 발견되는 일은 해양 환경 변화나 개체 수 증가, 적조 현상, 바람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일어날 수 있어 자연재해 전조 현상과는 엮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9년 일본 한 연구팀은 관련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동일본 대지진 때까지 발생한 221차례의 대규모 지진을 분석한 결과, 거대 산갈치 같은 심해어가 출현하고 30일 내 반경 100㎞에서 지진이 일어난 경우는 단 한 번뿐이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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