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러시아 레닌그라드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의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오른쪽)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지난 26일 열린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7연임에 성공했다. 1994년 소련 해체로 독립한 벨라루스의 초대 대통령으로 집권한 루카셴코는 유럽의 최장수 지도자이자 마지막 독재자로 분류된다.

벨라루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선거 잠정 개표 결과 루카셴코가 513만6293표(86.8%)를 획득하면서 대통령직을 연임하게 됐다고 밝혔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함께 출마한 다른 4명의 후보는 모두 친정부 성향의 인사로, 1~3% 득표율에 그쳤다. 실질적인 반대 세력은 구금됐거나 해외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 해체 이후 벨라루스의 초대 대통령으로 집권해 31년째(1994~2025) 집권 중인 루카셴코는 이로써 2030년까지 집권을 연장하게 됐다. 루카셴코는 2004년 두 차례 넘게 대선에 출마할 수 없도록 규정한 헌법을 개정해 장기 집권의 길을 열었다. 1999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집권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 집권 기간이 길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이자 최장수 지도자라는 타이틀을 이어가게 된 셈이다.

서방 국가들은 일제히 선거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규탄에 나섰다. 이날 EU·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는 공동 성명을 통해 “지속적인 억압 분위기에서 치러진 벨라루스 대선은 자유롭고 공정해야 하는 국제 기준에 부합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이를 ‘가짜 선거’로 규정했다. 또 벨라루스 정치인과 방산 기업 등을 대상으로 경제 제재도 가하기로 했다.

한편 푸틴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은 축전을 보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벨라루스의 선거가 합법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벨라루스 대선이 순조롭게 진행됐다”며 “중국과 벨라루스는 전면적 전략동반자이고, 중국은 벨라루스 국민의 선택을 일관되게 존중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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