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언론 브리핑을 열고 ‘데뷔전’을 치렀다. 1997년생인 레빗은 미국 역사상 가장 어린 백악관 대변인이다.
레빗 대변인은 28일 백악관 언론 브리핑실에서 백악관 출입 언론 매체들을 상대로 약 46분간 브리핑을 가졌다. 그는 이날 종이 몇 장만 들고 브리핑룸에 나타났다. 역대 백악관 대변인들이 두꺼운 서류철을 들고 연단에 섰던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레빗은 지난 21일 폭스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알고 있고 모든 서류가 항상 내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메모 몇 장 외에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의 첫 질문권은 기성 언론 매체가 아닌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와 브레이트바트에 돌아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백악관 기자회견의 첫 질문을 AP통신 출입기자가 하는 관행을 깬 것“이라고 했다.
이어 레빗은 백악관 출입과 취재 기회를 기성 언론들이 아닌 소셜미디어 기반의 ‘1인 미디어’들에게도 확대하겠다며 “수많은 미국인, 특히 젊은이들이 전통적인 텔레비전 매체와 신문에서 돌아섰다”고 파격 발언을 했다.
전통적으로 백악관 출입 취재를 해 온 기성 언론 매체 기자들이 모인 장소에서 이같이 말한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브리핑룸에는) 레빗이 걸음마를 떼기 전부터 이곳에서 취재해 온 앵커들과 신문기자들이 가득했다”며 “레빗이 베테랑 기자들에게 그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무의미해졌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라고 했다.
레빗 대변인의 이같은 행보는 뉴욕타임스·CNN 등 미국 기성 언론 매체들과 마찰을 빚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관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성 언론을 비판하는 대신 공화당 지지 성향의 팟캐스트 등에 출연하며 대안 언론으로서 1인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레빗의 첫 브리핑에 대한 미국 내 매체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CNN 방송은 “레빗은 트럼프 백악관이 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진부한 내용을 말했다”면서 “(트럼프처럼) 과장하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폄하했다고 했다.
언어 전달력이나 브리핑 실력에 대해서는 대체로 호의적인 평이 이어졌다. 뉴욕타임스는 ”레빗이 두려움이나 모호함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으며 상사(대통령)를 대신해 말하는 데 매우 자신이 있었다. 모든 백악관 대변인이 항상 그렇지는 않았다”고 했다.
레빗은 대학 재학 시절 인턴으로 백악관에 잠시 몸담았다가 22세이던 2019년 언론실에서 부대변인 직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연을 맺었다. 작년 1월 트럼프 캠프에 국내 언론 담당 대변인으로 합류했고, 트럼프 당선 후 차기 백악관 대변인으로 지명되면서 역대 최연소 대변인 자리를 꿰찼다. 종전까지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절의 론 지글러(당시 29세) 대변인이 최연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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