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0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 설치된 무대에 이스라엘 인질 시신 4구를 올려놓고 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휴전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 인질 사망자 시신 4구를 국제적십자사를 통해 이스라엘로 인계했다. 하마스가 시신을 넘기는 과정에서 무대 위에 시신을 전시하는 등 ‘인계 행사’를 열자 이스라엘은 분노했다.

20일(현지 시각)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가자지구에서 야외 임시 무대에 관 4개를 올려놓고 ‘석방 행사’를 열었다.

관의 주인은 시리 비바스(납치 당시 32세)와 두 아들 아리엘(4)·크피르(생후 10개월), 그리고 오데드 리프시츠(84)였다. 무대 뒤엔 인질 4명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흡혈귀로 묘사한 합성 사진이 인쇄된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에는 “전쟁범죄자 네타냐후와 그의 군대가 미사일로 그들(인질)을 죽였다”는 문구가 적혔다.

적십자사 직원들이 관을 차에 싣는 동안에는 시끄러운 음악이 울려 퍼졌다.

특히 크피르는 가자지구로 끌려간 인질 중 최연소로, 하마스의 잔혹성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면서 그의 생사와 석방 여부에 관심이 쏠렸었다. 하마스는 크피르가 2023년 이스라엘군의 폭격에 의해 사망했다고 주장했지만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최연소 인질 크피르 비바스. /엑스(옛 트위터)

하마스는 성명에서 “우리도 그들이 살아서 돌아가기를 바랐지만 당신들의 군대와 정부 지도자들이 죽이는 것을 선택했다”며 “군사력을 동원하거나 전쟁을 재개하려는 시도는 더 큰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생존 인질 석방 과정을 생중계해 왔지만 이번엔 유족의 요청에 따라 하마스가 진행한 행사를 보도하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성명에서 “우리는 모두 하마스 괴물들에게 분노하고 있다”며 “우리는 사악한 살인자들을 처단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적십자사는 하마스가 인질 시신을 무대에 전시하듯 배치한 것 등에 대해 “고인과 추모자를 존중하는 뜻에서 사망자 석방은 비공개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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