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지난달 9일 생포한 러시아 파병 북한군 포로 두 명을 본지가 최근 우크라이나의 한 포로수용소에서 만났다. 러시아 파병 북한군 포로의 세계 첫 언론 인터뷰다. 각각 북한군에서 4년·10년 복무하다 지난해 10~11월 러시아 쿠르스크로 파병된 소총수 백모(21, 왼쪽)씨와 정찰·저격수 리모(26)씨./정철환 특파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도와 파병됐다 붙잡힌 북한군 포로가 본인 희망대로 한국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가 말했다. 안드리 체르냐크 우크라이나 정보총국 대변인은 22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가능성과 관련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의 국가정보원, 특수부대와 탄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군 포로 리모(26)씨는 지난 19일 공개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80%는 결심했다. 난민 신청을 해 대한민국에 갈 생각”이라고 밝혔는데, 사흘 만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한국으로 보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또 다른 북한군 포로 백모(21)씨도 20일 공개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고향으로 가지 못할 경우 한국행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본지 인터뷰 보도 당일 “북한군 포로는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며, 귀순 의사가 확인될 경우 이를 지원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우크라이나 정부에 알렸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정부도 긍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북한군 포로가 한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체르냐크 대변인은 “그들(북한군 포로)의 모든 필요는 충족되고 있으며, 안전하게 보호된 장소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파병된 북한군 동향과 관련해서는 “두 달 동안 약 4000명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한다”며 “일부는 회복 후 전장에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의 움직임이 지난달 중순 이후 잦아든 데 대해서는 “큰 손실을 보고 후방으로 물러난 뒤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전장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향후 파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남은 병력은 약 6000명으로 추정되는데, 북한군 15만명이 추가 파병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체르냐크 대변인은 “초기에는 북한군이 전술에 익숙하지 않아 큰 손실을 겪었으나, 그들은 빠르게 현대전을 학습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군은 상당히 숙련되고 전문적인 전투력을 갖췄으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싸운다”고 했다. 러시아 군인들은 북한 군인들을 과소평가하고 하층민처럼 대하지만, 사실 북한군의 전투 능력은 상당히 뛰어나다는 것이다.

이어 “북한군의 존재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도 위협”이라며 “러시아와의 협정에 따라 북한은 새로운 기술을 습득했고, 이를 통해 현대식 무기를 생산할 가능성도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