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장관이 지난 1월 30일 워싱턴 D.C. 미국 의회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HELP) 위원회 인사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이 주요 식품 대기업들에게 제품에서 인공 색소를 전부 제거할 것을 요구했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식료품 유통업체 이익단체인 ‘소비자브랜드협회’(CBA)가 회원사들에 보낸 이메일에 케네디 장관이 전날 미국 주요 식품 기업 고위 간부들과 가진 회동에서 이같이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회동에 참여한 기업들은 구체적으로 시리얼과 요플레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식품 기업 제너럴 밀스와 펩시코, 크래프트 하인즈, W.K.켈로그 등으로 알려졌다.

케네디 장관은 임기를 마치기 전 음식에서 인공 색소를 제거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다면서, 식품 업계가 자발적으로 해법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직접 조처에 나설 것임을 명백히 했다고 CBA는 전했다. CBA 측은 “당국이 식품업계에 기대하는 구체적인 내용과, 업계가 해결책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을 복지부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 복지부 측 당국자들과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케네디 장관은 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부터 만성 질환 등 미국인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품 시스템을 뒤집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미 일부 주에서는 인공색소 규제를 강화 중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작년부터 학교 급식에서 인공색소 사용을 전면 금지시켰으며, 버지니아주와 뉴욕주는 현재 유사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미국 보건부 산하 기관인 식품의약국(FDA)이 식품업계와 협력해 인공 색소와 관련한 연방 차원의 규제안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 FDA는 각 주별로 다른 규제가 도입되면 식품업체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어 연방 차원의 전국적인 규제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CBA 이메일에 따르면, 케네디 장관은 회의에서 “식품에서 해로운 성분을 제거해 ‘진정한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며 업계가 자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정부가 직접 개입하겠다고 말했다.

멜리사 호크스타드 CBA 대표는 성명을 통해 “케네디 장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회담에 참석한 식품 기업들 역시 보건부 방침에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펩시코 대변인은 “소비자들에게 천연 성분이 포함된 제품, 합성 색소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 당·지방·나트륨을 줄인 건강한 식품 옵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W.K.켈로그 대변인도 “새 행정부와 협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