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미얀마 만델레이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7.7 강진으로 인접국 태국 수도 방콕의 한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로이터 연합뉴스

미얀마 중부 내륙에서 28일 낮 12시 50분(현지 시각)쯤 규모 7.7 강진이 발생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이날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은 이번 지진으로 144명이 사망하고, 732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으며,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뿐 아니라 인접국에도 사상자가 발생했다. 실제 태국 방콕에선 강진 여파로 건설 중인 고층 빌딩이 무너져 내려 최소 3명이 사망하고, 90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USGS는 시뮬레이션 결과 이번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명을 넘을 확률이 70% 이상이라고 전했다. 경제적 피해는 미얀마 GDP(국내총생산)의 20~30%인 20조~30조원으로 추정됐다.

지진의 진앙은 미얀마 사가잉에서 북서쪽으로 약 16㎞, 수도 네피도에서 북쪽으로 200여㎞ 떨어진 만달레이 인근으로 전해졌다. 만달레이는 인구 120만명인 미얀마 제2의 도시다. 진원의 깊이는 약 10㎞로 관측됐다. 이날 강진이 있고 약 12분 지나 사가잉 인근에서 규모 6.4의 여진이 발생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한 주민은 CNN에 “약 1분에 걸쳐 갑작스러운 지진이 발생했다”고 했다.

28일 규모 7.7 강진이 발생한 미얀마 수도 네피도의 모습/AP 연합뉴스

현지 매체와 소셜미디어 등에는 지진으로 다리가 무너지고, 고속도로가 휘고, 건물이 쓰러졌다는 목격담과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만달레이에선 미얀마 마지막 왕조인 꼰바웅 왕조(1752~1885년 재위)가 거처했던 왕궁이 부서졌다. 이곳에서 약 150㎞ 떨어진 중부 아웅반의 3~4층 건물로 추정되는 호텔이 붕괴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지기도 했다.

CNN은 미얀마 아바와 사가잉을 잇는 다리가 붕괴됐다고 전했다. 또 진원지 만달레이와 수도 네피도를 잇는 고속도로가 심하게 파손돼 구호 물품을 전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은 전했다.

진앙에서 1000여㎞ 떨어진 태국 수도 방콕도 강진 피해를 봤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의 한 주민은 “방에서 약 10초 동안 진동을 느꼈고, 집에 머물러선 안 될 수준이라고 생각해 거리로 뛰쳐나갔다”고 했다.

28일 태국 수도 방콕에서 붕괴된 건물에서 한 남성 인부가 구조되고 있다./AFP 연합뉴스

방콕 경찰은 지진 여파로 건설 중이던 30층 건물이 붕괴했다고 밝혔다. 사상자 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AP는 이 사고로 최소 3명이 숨지고 90명이 실종됐다고 28일 보도했다.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건물이 순식간에 형체도 없이 붕괴되며 까만 먼지 구름이 발생하는 장면이 올라왔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긴급회의를 열어 인명 피해 파악과 대책 수립에 나섰다.

미얀마와 인접한 중국 남서부 윈난성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윈난성 루이리시(市)에선 건물이 파손돼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양인성

미얀마 군부는 피해 지역 여섯 곳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사회에 인도주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이번 지진은 1912년 북부 샨주(州)에서 발생한 규모 7.9의 ‘메묘(Maymyo) 지진’ 이후 113년 만에 미얀마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이라고 인도 퍼스트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미얀마는 2021년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수년째 내전이 벌어져 정부가 주도해야 할 구호 작업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미얀마 군부는 2020년 11월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끌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승리를 거두자 이듬해 2월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NLD를 비롯한 민주 진영 정당들은 2021년 4월 임시정부 국민통합정부(NUG)를 세우고 시민 방위군을 결성해 군부에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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