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와 태국에 진도 7.7 강진이 덮친 지난 28일 칸통 샌무앙신(36)이 경찰 병원에서 대피를 하다 아이를 출산했다./페이스북

미얀마와 태국을 강타한 규모 7.7의 강진 당시 태국 산모가 대피 도중 흔들리는 이동식 침대에서 기적적으로 아이를 출산했다.

31일 로이터통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태국의 칸통 샌무앙신(36)은 지진 대피 도중 딸을 출산했다.

당시 샌무앙신은 정기 검진을 위해 방콕의 경찰병원을 찾았다가 땅이 흔들리는 지진을 느꼈고, 그 순간 진통이 시작됐다.

병원 의료진은 계단을 통해 샌무앙신을 대피시켰다. 설상가상으로 5층에서 계단을 내려가던 중 샌무앙신의 양수가 터졌고, 그는 흔들리는 건물의 계단에서 출산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꼈다.

다행히 샌무앙신은 1층으로 무사히 옮겨져 아이를 출산했다.

그는 “아기에게 아직 나오지 말라고 부탁했다”며 “그러다 침대에 눕혀져 많은 의료진에게 둘러싸였고, 그 자리에서 아이를 바로 출산했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태국 방콕 경찰병원 건물 밖에서 지진 대피 도중 출산한 산모와 아이가 의료진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페이스북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과 사진 등에는 병원 1층 로비로 보이는 곳에서 의료진 여러 명이 산모의 출산을 돕고 있는 모습, 산모와 아이가 무사히 병원 밖으로 대피해 야외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당시 남편은 직장에 있어서 산모 홀로 출산을 해야 했지만, 샌무앙신은 딸이 태어나자 흔들림도 멈췄다면서 딸을 무사히 얻어 기쁘다고 밝혔다.

부부는 아직 아이 이름을 짓지 않았지만 지진과 관련된 이름을 지어줄 계획은 없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 28일 태국 방콕 경찰병원 건물 밖으로 대피한 의료진과 환자들./페이스북

앞서 미얀마 중부 내륙에서는 28일 낮 12시 50분쯤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했다. 미얀마 군사 정권은 강진 발생 이틀째인 29일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644명, 부상자는 3408명이라고 밝혔다.

인접한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도 건물이 무너지면서 100여 명이 매몰되고 10명이 숨졌다. 인근 지역에서 사망자 7명이 추가로 나왔으며, 83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붕괴한 건물에서 시신이 계속 발견되는 데다 여진마저 이어지고 있어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미얀마 시각으로 29일 오전 0시 50분쯤 이번 지진 사망자가 1만명 이상으로 불어날 가능성을 71%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