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 로스쿨 교수 10명 중 7명이 트럼프 정부의 로펌 길들이기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AP 연합뉴스

자신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거나 민주당에 자문했다는 이유로 로펌을 공격하고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위에 대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행정명령을 통해 대형 로펌 변호사에 대한 보안 인가를 취소하고 정부 청사 출입을 금지하는 등 ‘로펌 손보기’를 하는 것은 합리적인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공격이며 미국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는 것이다.

하버드대에 따르면 하버드 로스쿨 교수 118명 중 82명(29일 밤 10시 30분 기준)은 트럼프의 로펌 공격을 비판하는 성명을 작성해 학생들에게 보냈다. 은퇴한 교수 9명도 참여했다. 임시 학장인 존 골드버그는 서명자 명단에 없었지만 세 명의 부학장과 전(前) 학장 마사 미노우까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성명에서 교수들은 “우리는 모두 법치주의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우리의 시본 규범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하버드대 로스쿨 앤드루 크레스포 교수는 하버드대 학생신문인 하버드크림슨에 “교수 생활 10년 동안 이렇게 많은 동료들이 이렇게 뜻을 같이한 것은 처음 본다”고 했다. 벤저민 아이델슨 교수도 “서명한 교수 중 상당수는 평소 공개 성명 같은 것을 잘 하지 않는다”며 “학생들에게 우리가 지금 얼마나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지를 솔직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로펌 폴 와이스를 비판하는 시위대. /AFP 연합뉴스

트럼프는 과거 자신을 수사했던 검사가 현재 속한 로펌 등을 상대로 손보기에 나섰다. 예컨대 25일 트럼프는 대형 로펌 ‘제너 앤드 블록’을 규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이 로펌 소속 변호사들의 연방 건물 출입을 제한하고 비밀 취급 인가를 해제하며, 연방 기관이 해당 로펌이나 로펌 고객과 맺은 계약을 취소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로펌은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팀에서 선임 검사를 맡았던 앤드루 와이즈먼이 몸담았던 곳이다. 트럼프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와이즈먼에 대해 “나쁜 인간”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친(親)민주당 성향으로 민주당에 자문을 해주던 퍼킨스 코이, 폴 와이스, 코빙턴 앤드 벌링 등에 대해서도 비슷한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중 시범 사례였던 폴 와이스는 트럼프 행정부에 4000만달러의 무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고, 21일 백악관은 이 로펌에 대한 행정명령을 철회했다. 뉴욕의 대형 로펌인 스카든, 아츠, 슬레이트, 메거&플롬 등도 1억 달러 규모의 무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는 “행정명령을 피하기 위한 로펌의 노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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