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부전구가 1일 웨이보 공식 계정에 올린 홍보 포스터. 왼쪽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을 박멸해야 하는 기생충에 비유했고, 오른쪽은 대만 지도 위에 '접근하여 압박(進逼)'이란 문구가 적혀 있다./웨이보

중국군이 1일 병력을 총동원해 대만 포위 훈련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대만 포위 훈련에 나선 것은 작년 10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건국기념일(쌍십절) 연설을 계기로 벌인 ‘연합훈련 리젠(利劍·날카로운 칼) 2024B’ 이후 6개월 만이다.

중국군의 5대 전구(戰區·군사작전구역) 중 대만을 관할하는 동부 전구의 스이 대변인은 이날 “육해공군과 로켓군 등 병력을 조직해 대만 섬 주변에서 함정과 전투기의 다(多)방향 대만 접근을 시도한다”며 훈련 개시를 알렸다. 이어 “해상·공중 순찰, 종합적 통제권 확보, 해상과 지상 타격, 전략 요충지와 주요 통로 봉쇄와 통제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스이는 “이번 훈련은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자 강력한 억제”라며 “국가 주권을 수호하고 조국 통일을 수호하기 위한 정당하고 필요한 행동”이라고 했다. 이날 동부 전구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은 ‘접근하여 압박(進逼·closing in)‘이란 글자가 큼지막하게 적힌 포스터도 공개했다. 대만 지도를 중국군 전투기와 군함이 둘러싼 그림이 담긴 이 포스터에는 ’대만 독립이란 사악한 시도, 스스로 지른 불에 타 죽는다’라는 문구도 적혔다. 또 다른 웨이보 게시물에서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을 기생충으로 묘사한 애니메이션을 게재했다.

중국 국영 CCTV 홈페이지는 훈련 발표 직후 남동부 푸젠성 샤먼과 대만 관할 진먼다오 해역의 실황 생중계에 나섰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 국방대학 장츠 교수를 인용해 “중국군이 1일 대만 포위 훈련에 별도의 ‘코드명’을 부여하지 않았다”면서 “이것은 중국군의 (대만 포위) 훈련이 상시화됐다는 의미”라고 했다.

대만 해순서(海巡署·해경)는 “중국군의 협박은 국제 질서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자 (양안) 현상 유지 훼손 시도”라며 즉각 반발했다. 대만 국방부는 합동 정찰 수단을 운용하고 군용기·함정 및 해안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해 중국의 훈련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대만연합보는 “‘중국 무력 통일’을 주장하는 게시물을 올린 대만 거주 중국인 인플루언서 3명이 지난달 25일부터 잇따라 중국으로 추방됐다”고 했다.

중국의 이번 군사훈련은 반중(反中) 성향 라이칭더 대만 총통을 겨냥한 공격이자, 대만에서 격화된 ‘반중 운동’에 대한 대응이란 분석이 나온다. 라이칭더는 지난달 13일 국가안보회의에서 중국을 ‘적대 세력’으로 규정하고 군 내 스파이 색출을 위한 군사재판 부활 등을 골자로 하는 ‘17가지 중국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라이칭더의 ’공포 조성을 통한 독립 추진' 시도는 반드시 실패한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싣고 “라이칭더가 소위 국가안보고위급회의를 열어 반중·항중(抗中)의 굴레를 조이고 양안(중국과 대만) 교류를 막았다”면서 “라이칭더는 대만 독립 분열 활동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올해 대만에서는 여당 민진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중국에 우호적인 야당 국민당 소속 입법위원(국회의원)들을 낙마시키는 운동인 ‘대파면’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대만 입법원(의회 격)의 여소야대 구도로 인해 총통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 등이 통과되자 여권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반중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양안 관계 전문가 왕허팅 쑤저우대 교수는 최근 사회과학원 대만연구소의 학술지 ‘대만연구’에서 “평화 통일을 위한 최대의 노력을 하되, 비평화 방식의 선택지도 유지해야 한다”면서 “내전으로 인한 전시에는 중국 정부가 대만에 직접 통치 체제를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군함이 지난달 31일 대만 인근으로 접근하고 있는 모습./대만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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