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파면 소식을 전하는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너 자이퉁 기사 /FAZ 홈페이지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하자, 유럽 매체들은 이를 주요 기사 중 하나로 일제히 보도했다. 일부 매체들은 차기 대선 주자로 야당의 이재명 후보가 유력하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대한민국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했다”며 “헌재는 23분간 낭독한 판결문을 통해 윤 대통령이 법치주의와 민주적 통치의 기본 원칙을 위반했다고 결론내렸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어서 “이에 따라 한국에서는 60일 내에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는 야당의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너 자이퉁은 “지난해 12월 계엄령 발동으로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이 마침내 해임됐다”며 “헌재는 ‘국가 위기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계엄령을 발동해서는 안됐고, 국회의 계엄령 해제를 막기 위해 국회로 군인을 출동시켜 법을 위반했다‘고 만장일치 판결했다“고 전했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판결을 전하는 프랑스 르피가로 기사 /르피가로 홈페이지

영국 로이터 통신도 “한국의 헌법재판소가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촉발시킨 계엄령 선포와 관련해 국회의 탄핵을 인용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판결 직후 한국인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차분했다”며 “한국인들 사이에는 정치적 입장이 너무나 극명하게 나뉘기 때문에 (타인의 눈치가 보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을 주저한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는 이어서 “선고를 앞두고 거리로 나온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사이에서는 슬픔과 기쁨의 눈물이 엇갈렸다”며 “경찰은 혹시 모를 폭력 시위에 대비하고 있다”고 묘사했다. 영국 가디언도 “헌재 주변에 최소 1만 4000명의 경찰이 배치됐다”며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

유럽 매체들은 그러나 한국의 정치적 혼란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로이터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에도 그림자를 드리웠던 정치적 위기가 이날 선고로 종지부를 찍었지만, 계엄 선포로 촉발된 정치적 난맥상이 완화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AFP는 “한국은 리더십 공백 와중에 역사상 최악의 산불과 항공기 사고를 겪었고, 핵심 동맹인 미국으로부터는 25%의 관세를 부과 받는 등 복합적 위기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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