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2차 관세 전쟁이 일어날 우려가 커진 가운데, 7일 홍콩 증시가 폭락했다. 트럼프의 대(對)중국 고율 관세와 중국의 관세 보복 조치가 발표되는 동안 청명절 연휴와 주말로 휴장했던 홍콩 증시가 재개장하자마자 ‘블랙먼데이’를 맞은 것이다. 이날 오전 9시 35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3% 하락했는데, 이는 작년 10월 6일 이후 최대 낙폭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중국 본토 상하이지수는 9시 30분 전 거래일 대비 4.46% 하락으로 출발했고, 한때 하락 폭이 7%를 넘겼다. 중국 선전지수 또한 9시 30분에 5.96% 급락으로 시작해 30분 만에 8% 이상 빠졌다.
지난 6일 골드만삭스는 중국 증시에 대한 향후 1년 성장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중국 대표 기업들을 모아놓은 MSCI 차이나지수의 예상 성장률은 16%에서 10%로, 중국 CSI 300 지수는 19%에서 17%로 낮췄다.
중국 관영매체는 연일 미국의 관세 공세를 비난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6일 논평에서 “중국은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반격 조치를 시행했고, 국제사회와 함께 미국의 관세 패권과 전횡에 공동 대응하며 다자주의와 경제 세계화를 수호하고 있다”고 했다. 또 “미국의 ‘상호관세’는 전형적인 관세 패권 행위”라며 세계무역기구(WTO) 규범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국제정치 전문가인 선이 복단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했을 당시, 중국의 강경 대응이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조치에 대해 효과적인 대응 시나리오도 준비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대만 주식시장도 트럼프 행정부의 32% 상호관세 부과 충격으로 7일 개장과 동시에 9% 넘게 하락했다. 대만 자취안지수(TAIEX)는 이날 오전 9시 5분 9.8% 하락했다. 대만 주식시장도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청명절 연휴(3∼4일)와 주말로 인해 휴장했다가 이날 개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