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중국 진출을 위해 중국 정부에 긴밀히 협력했다는 내부 고발이 제기됐다.
9일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전 글로벌정책 책임자였던 세라 윈-윌리엄스는 이날 미 상원 사법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저커버그는 겉으로는 성조기를 두르고 자신을 애국자라고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중국과 한통속이었다”며 “그는 지난 10년간 중국에서 180억 달러(약 26조3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구축하려고 시도했다”고 했다.
윈-윌리엄스는 2011년 페이스북에 합류했다가 2017년 해고됐다. 이후 메타 내부 고발을 담은 회고록 ‘부주의한 사람들’(Careless People)을 출간했다. 이 저서는 출간 첫 주 만에 6만부가 팔리고, 아마존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주목을 받았다. 이번 청문회 폭로도 이 책 내용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윈-윌리엄스는 메타가 중국 공산당이 대만과 홍콩 사용자들을 검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협력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국 반체제 인사의 페이스북 계정까지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에 거주 중인 저명한 반체제 인사의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라고 요구하자, 메타는 이를 그대로 수용했다”며 “이후 상원 청문회에선 이 사실을 숨겼다”고 했다.
윈-윌리엄스가 언급한 반체제 인사는 중국 부호 궈원구이로 추정된다고 AP는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2017년 궈 계정이 개인정보를 노출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삭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윈-윌리엄스는 메타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정보를 중국에 제공했다며 “이는 중국이 군사용 AI 모델을 개발 중이라는 최근 정황과 자연스럽게 연계된다”고도 했다. 또 메타가 제공한 AI 정보가 중국의 딥시크와 같은 생성형 AI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윈-윌리엄스는 저커버그를 “여러 가지 가면을 쓰는 사람”으로 묘사했다. 그는 “제가 회사에 있을 때 저커버그는 중국 주석에게 자기 첫아이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했고, 중국어를 배우고 있었으며, 마음껏 검열을 해댔다”며 “근데 이제는 ‘표현의 자유’의 수호자인 척한다”고 했다. 이어 “다음엔 또 어떤 가면을 쓸지 알 수 없지만, 분명 전과는 또 다른 모습일 것”이라며 “그가 진짜 원하는 건 권력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메타는 윈-윌리엄스의 이 같은 폭로가 터무니없는 주장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메타는 이번 청문회 이후 성명을 통해 “윈-윌리엄스의 주장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며, 허위 주장으로 가득 차 있다”며 “저커버그가 오랜 기간 중국 시장 진출에 관심을 가진 건 맞지만, 현재 메타는 중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