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싸우다가 생포된 중국인 포로가 200만 루블(약 3400만원)을 지급한다는 러시아 온라인 광고를 보고 참전을 결정했다고 우크라이나 언론이 보도했다. .
9일 키이우인디펜던트, U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도네츠크 전선에서 붙잡힌 중국인 포로 2명에 대한 1차 심문 결과를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 포로 2명은 각기 다른 경로로 러시아군에 입대했다. 허난성 정저우시 출신의 왕(34)씨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연방 측 관계자에게 포섭돼 지난 2월 모스크바에 도착했고, 이후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했다.
장시성 출신의 장(27)씨는 관광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러시아에 입국해 ‘200만 루블 지급’을 약속한다는 온라인 광고를 보고 입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장씨는 “처음 파견된 곳이 첫 전투 임무였다”며 “그곳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무기를 잡아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CNN이 우크라이나 언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 포로 2명 중 1명은 러시아 시민권을 얻기 위해 30만 루블(약 510만원)을 내고 러시아군에 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점령지 루한스크에서 기초 군사훈련을 받은 뒤 전선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과 대화가 불가능해 몸짓과 번역기를 통해 소통했다고 한다.
보안국은 “포로들은 부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제네바 협약에 따라 필요한 의료 지원을 받고 있다”며 “이들은 국제법 요건을 충족하는 조건 속에서 조사를 받고, 의사소통은 통역을 통해 이뤄진다”고 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국인 포로 2명 체포 사실을 밝힌 뒤 지난 9일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이 참전한 중국 국적자 최소 155명의 인적 정보를 확보했다”며 “정보를 더 모으고 있는데, (규모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 영토 내 전투에 중국인들이 공개적으로 개입한 것은 모스크바가 전쟁을 장기화하려는 또 다른 징후”라며 “그들은 북한에 이어 중국을 전쟁에 끌어들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병력을 보냈다는 추측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인 포로를) 안보 당국이 조사할 것”이라며 “누군가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 아니다. 그런 정보는 없다”고 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항상 국민들에게 무력 충돌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어떤 형태로든 무력 충돌에 개입하지 말 것을 요구해왔다”며 “특히 어느 편의 군사 행동에도 참여하지 말라고 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