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 /AFP 연합뉴스

뉴욕 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일제히 급등했다. 미국과 중국이 더는 관세율을 높이지 않겠다고 시사한 만큼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됐다는 분위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1일 뉴욕 증권 거래소에서 다우 평균은 전일 대비 619.05P(1.56%) 상승한 4만212.71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날보다 95.31P(1.81%) 상승한 5363.36, 나스닥 종합 지수는 337.14P(2.06%) 상승한 1만6724.46을 기록했다.

◇불확실성 해소 분위기

전날 백악관의 대중 관세 145% 산정과 관련해 중국은 ’125% 맞불 관세’를 꺼내 들였지만, 시장은 오히려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는 것으로 받아들인 분위기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12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84%에서 125%로 올리는 내용의 관세 조정 고시를 발표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45%로 재산정한 데 따른 조치다. 다만 중국은 “현재의 관세율은 이미 미국산 수입품이 중국 시장에서 수용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며 “미국이 관세로 숫자놀음을 계속한다고 해도 이제 무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다시 관세를 높여도 중국은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중국이 재보복을 한들 관세를 더 부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적어도 관세율에 관해선 양국의 신경전이 일단락됐다.

미국 금융 당국이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점도 주가 강세에 한몫했다. 수전 콜린스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개입이 필요하다면 “전적으로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에 열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그는 협상 타결에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애플 등 빅테크 강세

모든 업종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에너지와 기술주는 2% 이상 올랐다.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4.06% 오른 198.15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200달러 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 중국에서 생산돼 미국에 수입되는 아이폰의 관세 면제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줬다. 이 외에도 주요 빅테크인 엔비디아와 알파벳, 아마존 등도 2~3%대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 넘게 올랐다. AMD와 브로드컴은 5% 이상, TSMC는 4% 급등했다. ASML과 퀄컴, ARM은 3% 내외 올랐다. 다만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는 0.04% 내린 252.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불확실성 장기화할 것”

다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의견도 많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대럴 크롱크 대표는 “우리는 아직 세계 무역 체제 변화의 초기 단계에 있다”며 “90일간의 상호 관세 유예로 시장 매도는 일시 반전됐으나 불확실성은 장기화할 것”이라고 했다. 바클레이즈는 “트럼프 풋으로 주식 시장은 바닥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독립기념일(7월 4일) 이전 시장 수준의 한계점으로 보인다”며 “트럼프의 불확실한 국정 운영과 불안정한 정책으로 위험 프리미엄이 더 높아져야 하고 무역전쟁 종반전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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