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다 알카미스 카누 이사장 /아부다비 음악예술재단

“아부다비도 서울처럼, 경제 속에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가 될 겁니다.”

10일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 자택에서 만난 후다 알카미스 카누 아부다비 음악·예술재단 이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중동 예술계의 ‘큰 손’으로 불리는 카누 이사장은 아랍권 대표 예술 축제인 아부다비 페스티벌을 22년째 총감독으로서 직접 진두지휘해오고 있다. 올해는 한국의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페스티벌에 초청돼 중동지역 첫 공연을 가졌다.

카누 이사장은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권 예술가들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초청 전시회 및 공연을 다수 열어 왔다. 지속적인 교류의 배경에 대해 묻자 “한국에 처음 갔을 때 50년만에 산업, 경제에서 놀라운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놀랐지만 그 안에 문화가 살아 숨쉬고 있다는 점이 가장 환상적이었다”면서 “내가 서울에서 느꼈던 에너지는 바로 예술의 박동이었다. 우리가 아부다비에 바라는 모습도 바로 이런 것”이라고 했다.

아부다비 음악·예술재단은 작년 서울시와 문화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아부다비의 예술지구인 사디야트 섬에서 서울시립미술관(SEMA)의 한국 동시대 미술 작품전을 개최했다. 올해 페스티벌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크누아(KNUA) 오케스트라도 초청했다.

특히 올해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첫 중동 공연이 성사된 배경에는 일찍이 그를 알아본 카누 이사장의 안목과 섭외 노력이 있었다고 알려졌다. 예술에 조예가 깊은 카누 이사장은 임윤찬이 2022년 미국 밴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하기 전부터 그를 눈여겨봐왔다. 그는 “임윤찬의 가장 큰 팬이 바로 나”라면서 “어린 나이에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다.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아티스트”라고 했다.

그는 ‘문화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예술은 도시에 심장 박동을 불어넣고 인간의 이야기를 담는 매개체”라면서 “오늘날 예술을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혁신, 창조 외에도 파트너십이다. 문화 산업에 투자하는 일은 세워진 문명 위에 박동을 심는 일”이라고 했다.

아랍권에 대한 세계의 인식을 바꾸는 데도 일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카누 이사장은 “세상 어디에나 갈등과 아름다움이 있지 않나. 이 중 어떤 단면을 바라볼 지는 선택의 문제”라면서도 “세계가 중동을 바라볼 때 분쟁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그 아름다움도 알게 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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