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5번째 생일을 맞은 페루 남성 마르셀리노 아바드 톨렌티노. /데일리메일

비공식적으로 세계 최고령자로 알려진 페루 남성 마르셀리노 아바드 톨렌티노(125)가 최근 125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7일 미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톨렌티노는 지난 5일 우아누코 근처 코차친체의 한 요양원에서 간병인들과 125세 생일을 축하했다. 페루 정부가 발급한 국민 신분증에 따르면 그는 1900년 4월 5일생으로 현재 기네스북이 공식 인정한 세계 최고령 남성인 주앙 마리뉴 네토(112)보다 13살이 더 많다. 페루 차글라 지구에서 태어난 톨렌티노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자녀도 없는 은퇴한 농부다. 그의 삶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부모를 강에서 잃어 7세의 나이에 고아가 됐고, 벽이 무너지면서 엉덩이를 다쳐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다. 어릴 때부터 밭일과 가축 돌보기, 농산물 물물교환으로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았고, 학교는 너무 멀어 다니지 못했다.

페루 정부는 톨렌티노의 장수 비결이 우아누코의 평화로운 자연 속 삶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과일과 채소가 풍부한 식단을 고수했는데, ‘에덴동산’이라 부르는 자신의 정원에서 재배한 야채와 과일, 양고기를 주식으로 삼았다. 특히 아보카도를 즐겨 먹는다고 한다. 돌로레스 페레즈 요양원 요리사는 “톨렌티노는 매일 아보카도를 아침으로 달라고 한다. 그는 아보카도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톨렌티노는 밭일할 때 활력을 위해 코카 잎을 씹었고, 야생에서 채취한 허브와 약초로 영양을 보충하기도 했다.

톨렌티노는 119세가 되던 2019년에야 국가 연금 프로그램을 통해 당국에 발굴됐다. 그때까지 그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폐허가 된 커피 농장에서 생활했다. 가장 가까운 도로에서도 도보로 한 시간이나 걸리는 곳이었다. 그는 출생증명서는 없지만 2019년 연금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 신분증을 발급받았고, 연금을 포함한 각종 복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가 국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도운 로셈베르그 발베르데 크루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팬데믹을 이겨냈고, 1세기 이상을 전기 없이 지냈다”며 “인터넷, 휴대전화, 인스턴트 음식을 모른 채 자연 속에서 살았다”고 했다.

기네스 세계 기록은 아직 그를 세계 최고령자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현재 기네스북이 인정한 공식 최고령 남성은 주앙 마리뉴 네토로, 지난해 11월 28일 112세 52일의 나이로 인증받았다. 만약 톨렌티노의 나이가 공식 인증된다면 그는 프랑스의 잔 칼망이 보유한 최장수 기록(122세 164일)을 경신하게 된다. 페루 정부는 지난해 그의 사례를 기네스북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기네스 측은 “최고령자 타이틀은 노년학 전문가들의 검증이 필요하다”며 “톨렌티노도 공식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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