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AFP 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4일 “다음 주에는 한국과의 (무역) 협상이 있다”며 “(협상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베선트는 그 전면에 서 있는 인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베선트가 한국을 비롯한 일본·호주·인도·영국 등 5국을 협상의 ‘최우선 목표’로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 대행 지시로 협상단을 꾸렸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곧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베선트는 이날 블룸버그에 “먼저 움직이는 사람의 이점이 있을 것” “보통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하는 사람이 최고의 합의를 하게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상호 관세 90일 유예가 끝나기 전 협상을 타결할 국가가 있을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는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제 무역 문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우리는 원칙적인 합의를 할 것이며 거기서부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전통적인 무역 협정이 아닌 무역 수지 개선, 무역 장벽 완화 약속 등이 담긴 간소화된 형태의 합의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베선트는 상호 관세를 완전히 없앨 수도 있냐는 질문에는 “난 각국에 ‘최선의 제안을 가져오라’고 말한다”며 “뭘 들고 왔는지 보고 거기서 (협상을) 시작하겠다. 가장 중요한 교역 파트너국과의 협상에는 트럼프도 직접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중국에 부과된 145% 관세와 관련해 “아무도 이것이 지속 가능하다고 여기지 않을 것”이라며 “언젠가는 중국과 큰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WSJ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한국을 비롯해 일본·호주·인도·영국 등과 협상을 우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백악관은 무역 협상 개시를 선언하며 한일 같은 우방국을 우대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 WSJ는 “베선트가 주변에 자신의 최우선 목표로 (한국 등) 5국을 거론했다”고 전했다.

베선트는 지난 9일 “무역 협상을 이끌 것”이라 밝힌 직후 백악관에서 상호 관세 유예 배경을 언론에 설명하는 등 최근 무역 문제 전면에 나서고 있다. 초기 주목을 받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한발 빼는 모양새고, 무역 수장인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트럼프의 상호 관세 유예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해 의회 청문회에서 스타일을 구겼다. 한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10국 이상의 놀라운 제안을 받았다”며 “상호 관세를 발표하기 전에도 2~3국과의 협상이 거의 성사 직전이었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진전이 놀랍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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