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세 전쟁에서 조만간 패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기드온 라흐만 수석외교칼럼니스트는 14일 ‘시진핑이 트럼프보다 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트럼프는 중국과의 ‘관세 포커 게임’에서 훨씬 약한 패를 들고 있다”며 “트럼프가 이를 받아들일 때까지 시간을 지체할수록 미국은 더 큰 손해를 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8일 언론 인터뷰에서 미·중 관세 전쟁과 관련, “중국은 두 장의 카드만을 들고 포커 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며 “중국이 보복 관세로 대응해도 우리는 잃을 게 없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수입과 비교해 5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미국에 더 많이 수출하는 중국이 관세 전쟁에서 불리한 위치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라흐만 칼럼니스트는 “베센트의 논리에는 결함이 있다”며 “중국이 미국에 많은 상품을 수출한다는 것은 영향력을 높이는 요인이지 약점이 아니다”라고 했다.

라흐만 칼럼니스트는 “미국은 자선 목적으로 중국산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아예 매장에서 사라지면 미국인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관세는 수출자가 아닌 수입자가 지불한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의 80%, 자전거·선풍기·인형의 75%가 중국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가 상승과 공급 부족으로 인한 고통을 감수하기보다는 관세 면제 품목을 점점 더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중국은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들이 있다”며 “중국은 미국인들이 의존하는 항생제 원료의 거의 50%를 생산한다. 미 공군의 핵심 전투기인 F-35는 중국에서 조달되는 희토류 부품을 필요로 한다. 중국은 미국 국채를 두 번째로 많이 가지고 있는 국가다”라고 했다.

라흐만 칼럼니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증명된 것처럼 시진핑은 (자국민에게) 큰 실수를 저질러도 감당할 수 있다. 반면 백악관은 여론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며 “트럼프는 스스로 패배를 자초했다. 조만간 항복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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