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캄보디아를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국빈 만찬에 캄보디아의 ‘국민 여동생’이 깜짝 등장했다. 노로돔 시하모니 현 캄보디아 국왕의 종손녀로, 캄보디아에서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는 노로돔 제나(13) 공주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올라 중국어 노래를 뽐낸 것이다. 시 주석은 미국의 관세에 대응하는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캄보디아를 찾았다. 최근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미국은 캄보디아에도 49%의 상호 관세를 예고했다가 유예한 상태다.
제나 공주는 전용기 편으로 프놈펜 국제공항에 도착한 시 주석을 캄보디아 국왕과 훈 마넷 총리가 맞이하는 자리에 함께했다. 치마 정장 차림의 공주는 행운을 상징하는 전통 꽃팔찌를 시 주석에게 건네며 유창한 중국어로 “직접 만나게 돼 영광스럽다”고 환영 인사를 했다고 홍콩 바스티유포스트가 전했다.
이는 동남아의 대표적 친중(親中) 국가인 캄보디아가 중국과의 문화적 유대를 강조하기 위해 공주의 인기를 활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뛰어난 춤·노래 실력으로 동남아에서 인기가 높은 제나 공주는 틱톡에서 290만명, 페이스북 259만명, 유튜브 91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에는 중국 CCTV에 출연해 캄보디아 전통 공연을 선보이며 중국 대중에게도 얼굴을 알렸다.
국빈 만찬에서 공주는 중국어 노래로 웃음꽃을 피웠다. 선곡은 중국 산둥성 이멍산(沂蒙山)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이멍산 소조’. 중국의 대표적 애국 민요이자 시 주석 배우자 펑리위안 여사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노래다. 아버지가 프랑스인인 공주는 세 살까지 프랑스에서 자랐고, 캄보디아로 온 뒤에도 국제 교육을 받아 크메르어(캄보디아어)뿐 아니라 프랑스어, 중국어 등에 능통하다고 알려졌다.
제나 공주는 K팝의 광팬으로도 유명하다. 2020년 캄보디아 문화·경제 협력단과 함께 방한했을 때 “(한국 걸그룹인) 블랙핑크·트와이스·모모랜드의 팬”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엔 캄보디아·미얀마 합작 영화에 출연해 캄보디아 국내 영화제서 최우수 신인 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연기자로도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그가 아이돌 데뷔를 위해 한국행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대만 산리뉴스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