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은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축일이자 서양 최대 명절 중 하나인 부활절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이날, 서양에서는 ‘이스터 버니(Easter bunny)’라고 불리는 토끼와 형형색색으로 꾸민 ‘부활절 달걀’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토끼는 부활절 전날 밤 예쁘게 꾸민 달걀과 간식거리, 장난감이 가득 든 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착한 아이들에게 나눠 주거나 집 안 곳곳에 숨겨둔다고 한다. 성경에는 나오지도 않는 토끼와 달걀이 왜 부활절의 상징이 됐을까.
가장 유력한 설은 게르만족의 전통에 기독교 문화가 결합되며 생긴 풍습이라는 것이다. 고대 중북부 유럽에 거주하던 게르만족은 봄의 여신 ‘에오스트레’를 숭배했다. 전설에 따르면 에오스트레는 죽어가던 새 한 마리를 가엾게 여겨 토끼로 변하게 했는데, 이 토끼가 계속 알을 낳으며 신비로운 존재로 여겨졌다고 한다.
봄이 시작되는 4월 무렵 게르만족은 에오스트레 축제를 열었다. 이 시기가 기독교의 부활절 기간과 비슷했고, 생명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토끼와 달걀이 부활절 문화와 자연스럽게 융화한 것으로 보인다. 부활절을 뜻하는 영어 단어 ‘이스터(Easter)’ 역시 에오스트레라는 이름에서 따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달걀을 꾸미는 풍습에 대해서는 보다 기독교적인 해석도 있다. 메소포타미아의 초기 기독교도들은 달걀을 부활한 예수의 빈 무덤으로 여겨 신성시했고, 부활절이 돌아오면 예수가 십자가에서 흘린 피처럼 붉게 달걀을 물들이는 전통이 있었다고 한다.